지난 26일 오전 10시 30분 서울 동대문문화역사공원역에서 연결된 ‘던던’의 지하 2층으로 들어서자 ‘더 나노 스퀘어’ 간판이 고객들을 반겼다. 매장 안에는 다이슨 드라이어기와 로봇청소기, 무선헤드셋 등 MZ세대에게 인기를 끄는 가전제품이 큐브 모양의 메탈 재질 진열장에 전시되어 있었다.

이곳은 롯데하이마트가 최초로 하이마트라는 이름을 떼고 선보이는 공간이다. 이름에 담긴 뜻 그대로 나노화된 1인 가구 등 젊은 세대를 노렸다. 내부에는 인플루언서들과 손잡고 각기 다른 라이프스타일을 구현한 콘셉트룸이 구현되어 있다. 파우더룸부터 홈바까지 개성과 취향을 담았다.

지난 26일, 익일 개점을 앞두고 사전공개한 롯데자산개발의 던던 동대문. 과거 이름은 롯데 피트인으로 약 3년 10개월 만에 재개장했다. /최효정 기자

코로나19 여파로 2020년 12월 31일 영업을 종료했던 롯데자산개발의 피트인이 던던으로 이름을 바꾸고 지난 27일 공식적으로 문을 열었다. 폐점 후 약 3년 10개월 만의 재개점이다.

던던에서는 뷰티 기능을 강화한 세븐일레븐, 하이마트의 1인 가구 타깃 전자제품관 등 다양한 롯데 유통계열사들의 새로운 시도를 엿볼 수 있다. 다이소 등 생활쇼핑 공간뿐 아니라 미쏘와 유니클로 등 인기 SPA 브랜드까지 기존 롯데백화점 상품기획(MD) 강점이 담긴 점포들도 소비자들을 반길 예정이다.

기존 패션 위주 공간에서 MZ세대와 1인 가구, 외국인 관광객을 타깃으로 한 체험형 복합몰로 탈바꿈한 것이다. 엔데믹 이후 외국인 관광객이 늘어난 가운데 던던이 동대문 상권의 부활을 이끌까 귀추가 주목된다.

지난 26일 롯데자산개발이 재개장한 던던 동대문에 입점한 패션·뷰티 특화 세븐일레븐 매장. /최효정 기자

던던에는 롯데 유통군의 새로운 시도가 담겼다. 대표적으로 편의점 세븐일레븐은 최초로 패션·뷰티특화 매장을 열었다. 또 외국인 관광객에게 인기가 좋은 라면 등 K푸드와 체험형 놀이공간, PB(자체상품) 전시존을 모아 공간을 구성했다. 마녀공장 등 해외에서 인기가 높은 K뷰티 브랜드 제품을 판매한다.

기존 편의점에서 비주류 카테고리로 분류되었던 패션과 뷰티 영역을 전면에 내세운 특화 매장은 업계 최초라는 것이 세븐일레븐 측 설명이다.

롯데하이마트도 최초로 하이마트 이름을 벗어나 MZ 라이프스타일 체험형 매장인 더나노스퀘어를 열었다. 1인가구와 외국인 유동인구가 많은 상권 특성을 고려한 도전이다. 기존 양판점과는 달리 1인용 의류관리기, 1인용 식기세척기, 레트로 CD플레이어, 게임용 한손키보드 등 트렌디하게 상품을 구성했다.

지난 26일 롯데하이마트가 던던 동대문에 문을 연 1인가구 특화매장 '더 나노스퀘어'에 조성된 콘셉트 공간. /최효정 기자

3층에는 동대문 최대 규모(1800㎡)의 다이소가 운영된다. 다이소는 리뉴얼 기획 관련 고객 인터뷰 과정에서 가장 많은 입점 수요가 있었던 매장이다. 이 외에도 명품 세컨핸즈 브랜드인 ‘비바무역’, 식당가에는 패밀리 레스토랑 ‘애슐리 퀸즈’와 성수동 핫플레이스인 ‘연무장 펍앤카페’가 문을 열 예정이다.

던던은 2013년 롯데자산개발이 야심 차게 피트인 서울이라는 K패션 전문관으로 문을 열었지만, 2016년 사드에 이어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여파로 경영난을 겪으며 문을 닫은 바 있다. 던던이 올해 재개장하는 것은 외국인 관광객 증가로 동대문 상권의 부활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어서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올해 5월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141만8463명으로 지난해 5월(86만7130명)과 비교해 63.5% 늘었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던던 동대문점은 부활하고 있는 동대문 상권 특성에 맞춰 외국인 관광객과 MZ 세대가 즐길 수 있는 콘셉트로 매장을 구성했다”면서 “매장 이름인 ‘던던’도 동대문 상권 회복 및 추후 상생을 통해 열어갈 새로운 공간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