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텐테크놀로지가 9월 임직원 임금을 미지급한 것으로 24일 확인됐다. 8월 급여도 지급하지 못한 것에 이어 두 번째 임금 체불이다.
큐텐테크놀로지는 큐텐(Qoo10)그룹 플랫폼 개발과 운영을 담당하는 정보기술(IT) 자회사다. 큐텐그룹은 1조4000억원대 대규모 미정산·미환불 사태를 일으킨 티몬·위메프(이하 티메프)의 모기업으로, 큐텐 테크놀로지는 티메프 자금 운용을 비롯한 재무 관리를 맡아 왔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큐텐테크놀로지 경영지원본부는 전날 전(全) 임직원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 “회사는 현재 체불된 임금을 조속히 지급하기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이후 급여 지급 일정은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이며 상황이 변동되는 대로 임직원 여러분께 다시 안내해 드릴 예정”이라고 공지했다.
특히 경영지원본부는 지난달에 이어 이번 달에도 제때 급여를 지급하지 못한 이유에 대해 ▲고객사(그룹사)로부터 서비스 이용 요금을 받지 못해 매출이 발생하지 않은 점 ▲채권자들의 당사 자산(계좌) 가압류가 설정돼 계좌를 통한 거래가 어려운 점 등을 언급했다. 큐텐테크놀로지의 급여 지급일은 매월 25일이다.
큐텐테크놀로지 내부에서는 임금 체불된 채 일만 하는 게 아니냐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한 직원은 “이러다가 퇴직하면 퇴직금도 제대로 못 받는 게 아닌지 불안하다”며 “월급일에 맞춰서 나가야 하는 공과금이나 카드값 등은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다. 마이너스 통장이라도 만들어야 하나”라고 했다.
앞서 지난달 22일 오전 큐텐테크놀로지는 임직원들에게 8월 급여 지급이 어렵다는 이메일을 보냈다. 주말을 고려한 정상 지급 예정일이 23일이었다는 점에서 급여일 하루 전에 긴급 공지한 것이다. 당시 해당 메일을 통해 큐텐테크놀로지 측은 “회사의 경영 악화로 급여 지급이 어렵다”며 “경영 정상화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김위상 국민의힘 의원이 고용노동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고용부에서 처리 중인 큐텐 계열사 임금 체불 사건은 400여 건에 달한다. 이 중 조사가 완료된 사건은 14건으로 총 1억2522만원이 체불액으로 인정됐지만, 1건(10만2000원)만 청산됐다.
미지급된 임금 대부분은 퇴직금 체불이다.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지난 7월 한 달간 큐텐그룹 계열사의 국민연금 상실가입자(퇴사자) 수는 265명이었다. 티몬과 위메프에서 각각 125명, 140명이 퇴사했고, 큐텐테크놀로지와 큐익스프레스 코리아에서 각각 8명과 11명이 회사를 떠났다. 티메프는 퇴직연금에도 가입돼 있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별도 적립금도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