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프리미엄아울렛 의왕점이 리빙전문관 ‘메종 의왕’의 공사를 중단한 것으로 26일 확인됐다. 롯데쇼핑(023530)은 지난 2021년 해당 점포를 개점하면서 아웃렛 옆 부지에 리빙전문관을 추가로 개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의왕시와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프리미엄아울렛 의왕점은 현재 리빙전문관 공사장에 있던 타워크레인 두 대를 해체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리빙전문관은 현재 지하 3층 규모인 지하 주차장 골조 공사를 완료했으나, 최근 공사를 중단했다.

2021년 9월 롯데프리미엄아울렛 의왕점에서 바라본 리빙 전문관 부지. 의왕점은 당시 해당 부지를 주차장으로 활용하면서 리빙전문관 '메종 의왕'의 건립을 준비해 왔다. 현재는 해당 공사가 중단된 상태다. /김은영 기자

의왕시 관계자는 “롯데쇼핑으로부터 사업 환경 변화에 따른 개발 계획 재검토 및 건축 공사비 상승 등을 이유로 당장 공사를 진행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달받았다”라고 말했다. 이어 “(롯데 측이) 안전 등을 이유로 타워크레인을 해체하고, 내년 1월에 다시 공사를 재개하겠다고 밝혔다”고 했다.

경기도 의왕시 학의동 백운호수 인근 10만㎡(약 3만 평) 부지에 지상 5층, 영업 면적 6만6115㎡(약 2만 평) 규모로 지어진 롯데프리미엄아울렛 의왕점은 2021년 9월 개장했다. 코로나19 유행과 겹치며 공사가 중단되는 등 어려움이 있었으나, 개점 후 자연과 어우러진 공간 덕에 인근의 가족 단위 고객을 끌어모았다.

개점 당시 이름은 롯데프리미엄아울렛 타임빌라스였으나, 올해 4월 롯데백화점 수원점과 롯데몰 수원점이 통합하며 타임빌라스 간판을 쓰면서 롯데프리미엄아울렛 의왕점으로 점포명이 변경됐다. 지난해 의왕점 매출은 3157억원으로 전년 대비 4% 증가했다.

애초 A, B관을 조성할 예정이던 의왕점은 패션관인 A관을 우선 개장했다. 1만1100㎡(약 3358평)의 B관 부지에는 가전·가구·생활용품을 아우르는 리빙 전문관을 2~3년 내 개장할 계획을 세웠다.

당시 롯데는 코로나 여파로 인테리어 수요가 폭증하자 롯데프리미엄아울렛 동부산점에 첫 리빙 전문관 ‘메종 동부산’을 선보이는 등 관련 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키우려던 참이었다. 한샘의 IMM프라이빗에쿼티(PE)가 주도한 한샘 인수에 전략적 투자자(SI)로 참여해 약 3440억원을 투입하기도 했다.

부산 기장군 롯데프리미엄아울렛 동부산점 인근에 위치한 '메종 동부산' 전경. /김은영 기자

그러나 엔데믹(풍토병화)과 함께 부동산 경기 침체로 리빙 수요가 줄어들면서 ‘메종 의왕’ 공사 계획도 원점 재검토 단계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1년 국내 가구 판매액은 11조7094원이었으나, 지난해 10조2631억원으로 약 12% 줄었다. 관련 업체들도 고전하고 있다. 한샘(009240), 현대리바트(079430), 신세계까사 등이 2022년 영업 적자를 기록한 데 이어, 지난해에도 적자를 이어가거나 간신히 흑자로 전환했다.

글로벌 가구 공룡 이케아코리아 역시 2022년 회계연도(2021년 9월~2022년 8월) 매출이 전년 대비 10%가량 감소했다. 이 회사가 국내에 진출한 지 8년 만이다. 이케아코리아는 경영 악화를 이유로 2025년 대구에 건립하려던 점포 출점 계획을 잠정 보류했다.

일각에선 최근 유통업계의 실적 부진 추세에 맞춰 의왕점이 B관 건립을 포기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그러나 이미 지하 주차장 부분의 공사가 완료되는 등 공사가 상당 부분 진행된 만큼 그럴 가능성은 희박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기존에 리빙전문관을 검토하다 현재 다른 방향의 쇼핑 시설을 검토하면서 공사를 잠시 멈춘 상태”라며 “현재 해당 시설의 콘셉트를 수립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