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몬·위메프(이하 티메프) 등 큐텐(Qoo10)그룹 계열사의 임금 체불이 현실화한 가운데 큐익스프레스도 이달 급여 지연을 공식화한 것으로 26일 확인됐다. 다만 큐익스프레스는 이달 말 퇴사 예정인 임직원들에게는 급여 지급을 약속했다.
업계에서는 임금 체불은 채무 변제 불가의 전조인 만큼 티메프 대규모 미정산·미환불 사태가 악화하는 게 아니냐고 우려한다.
이날 큐익스프레스에 따르면 김영선 대표는 지난 23일 전(全) 임직원에게 지난 ‘8월 급여 지연 사과문’이라는 제목의 이메일을 보냈다.
큐익스프레스는 큐텐그룹의 물류 자회사다. 큐텐그룹은 직매입 서비스 ‘프라임’을 통해 물량을 늘려 미국 나스닥 상장에 유리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 큐익스프레스를 통한 공격적인 영업을 해왔다.
김 대표는 해당 이메일을 통해 “일부 미지급 벤더(Vendor·도매 판매업체)사들이 큐익스프레스 은행 대부분의 계좌에 가압류를 긴급으로 설정해 출금이 안 되는 예기치 못한 상황이 발생했다”고 급여 지연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일부 계좌는 사용 가능해 8월 말 퇴사 예정인 직원에게는 급여를 지급할 예정”이라며 “회사는 빠르게 가압류를 해제하고 오는 30일 이전까지 급여를 정상 지급할 것”이라고 했다.
이에 큐익스프레스 내부에서는 임금 체불에 대한 불안감이 증폭하는 분위기다. 한 직원은 “관련 얘기를 전해 들은 적이 없다가 23일 오후 3시쯤 해당 메일을 받고 당황스러웠다”며 “돈을 못 받는 상황에서 일을 계속 해도 될지 의문”이라고 했다.
다만 큐익스프레스는 이달 퇴사 예정자들의 퇴직금 지급 절차에는 차질이 없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큐익스프레스 관계자는 “직원들에게 사전 양해를 구하고 8월 급여가 지연된 것”이라며 “8월 퇴사 예정인 직원들과 개별 협의를 통해 퇴직금을 지급할 예정”이라고 했다.
업계에서는 큐익스프레스의 잇따른 임금 체불은 부정적인 신호로 본다. 큐텐그룹 자회사인 티메프와 큐텐테크놀로지 등을 둘러싼 임금 체불 규모도 큰 탓이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23일 기준 큐텐그룹 계열사 임금체불 신고 접수는 136건이다. 티몬 61건, 위메프 56건, 큐텐테크놀로지 19건 등이다. 큐익스프레스에서는 아직 신고가 접수되지 않았지만, 이달 급여 지연 사태 해결 여부에 따라 신고 건수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임금 체불은 채무 변제 불가능의 신호탄”이라며 “큐텐그룹 계열사들의 임금 체불이 지속되면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악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