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현 롯데유통군HQ 총괄대표 부회장이 오카도(Ocado) 풀필먼트 센터(물류 센터) 2호점을 수도권에 짓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온라인 식료품 사업 강화를 위해서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김 부회장은 지난 20일 서울 영등포구 양평동에 있는 롯데홈쇼핑 본사에서 임직원과 타운홀 미팅을 갖고 이 같은 계획을 밝혔다.
그는 “현재 오카도 물류센터 부산 1호점 공사가 진행 중이고 내년 말에 완공될 예정이다. 오카도 통합 솔루션을 통해 우리나라에서 제일 정확하고 빠른 이커머스 그로서리(식료품) 사업을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부산 1호 물류센터가 내년 말 완공 되고, 2호점 역시 서울과 경기 근방에 곧 착공 계획을 수립한다”며 “오카도 물류센터를 확대해 나가면서 우리나라에서 넘버원 이커머스 그로서리 회사가 되기 위한 전략을 펼치겠다”고 했다.
올해로 3년째를 맞은 롯데 타운홀 미팅은 김 부회장의 대표적인 소통 프로그램인 ‘렛츠샘물’에서 확대된 임직원 소통 채널이다. 김 부회장은 매년 3분기에 열리는 이 자리에서 롯데유통군 사업 전반의 전략과 향후 계획 등을 임직원과 공유한다.
앞서 롯데쇼핑은 온라인 식료품 사업 강화를 위해 2023년 11월 영국의 글로벌 리테일 테크 기업 오카도와 파트너십 계약을 맺었다. 오카도 스마트 플랫폼과 자동화 물류센터 구축 및 2030년까지 총 6개의 물류센터를 설립하는데 약 1조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오카도의 통합 솔루션은 인공지능(AI)과 로봇 기술을 활용해 온라인 주문에서 배송까지 전 과정을 자동화하며 수요 예측 및 재고 관리를 효율적으로 수행하는 시스템이다. 오카도 시스템 도입은 김상현 부회장의 전략으로 알려져 있다.
그간 롯데는 온라인 시장 공략에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쿠팡, 마켓컬리 등의 경쟁사에 밀려 성과가 미비한 상태다. 이에 오카도의 기술력을 도입해 오는 2032년부터 온라인 식품부문 5조원 매출을 달성한다는 비전을 세웠다.
이어 지난해 12월 부산에 1호 물류센터를 착공했다. 롯데쇼핑은 오카도와의 협업을 통해 국내 소비자들이 온라인 장보기에서 경험했던 상품 변질, 품절, 누락, 오배송, 지연배송 등의 문제를 개선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선 오카도와 롯데의 협업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도 나온다. 고가의 첨단 기술이지만 한국 시장에서의 효율이 입증되지 않았고, 현재 롯데쇼핑의 이커머스 점유율로는 투자 대비 효용을 보기 어렵다는 시각이다.
컬리도 오카도 도입을 검토한 적이 있지만 신선식품 관리와 고비용 문제로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카도 역시 사업성에 대한 의문 등으로 실적이 부진한 상황이다. 엔데믹 이후 오프라인 소비가 증가하고 있는 등의 영향이다. 오카도의 주가는 지난 1년간 56.68%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