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영배 큐텐(Qoo10) 대표가 1조원대 판매 대금 미정산 사태의 시발점인 국내 계열사 플랫폼 티몬·위메프 수장인 류광진·류화현 대표를 법률 지원 대상에서 제외했다. 큐텐 계열 플랫폼의 재무 업무를 총괄한 이시준 큐텐 재무본부장(전무)도 변호인 지원 명단에서 빠졌다.

조선DB

1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김효종 큐텐테크놀로지 대표는 전날 목주영 큐텐코리아 대표 등 6명에게 이번 사건에 대한 변호인 지원과 관련한 이메일을 보냈다. 참고인 조사는 법무법인 지평에서 입회 지원한다. 이후 피의자로 전환되거나 형사소송과 관련해서는 법무법인 화우에서 맡는다는 내용이 해당 이메일에 담겼다.

해당 이메일을 받은 수신자 6명은 모두 큐텐테크놀로지와 큐텐코리아 핵심 관계자들이다. 큐텐테크놀로지는 큐텐의 기술 부문 자회사로, 국내 플랫폼인 티몬·위메프·인터파크커머스의 재무·법무 등을 총괄하는 등 ‘큐텐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한 곳이다. 큐텐테크놀로지와 큐텐코리아 모두 지배구조상 구 대표의 관할 하에 있다.

이와 관련해 구 대표는 조선비즈와의 문자 메시지를 통해 “모기업인 큐텐은 싱가포르 법인 회사고, 한국 법인은 큐텐테크놀로지”라며 “나도 싱가포르 법인 대표라는 이유로 법률 지원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류광진·류화현 대표에 대한 법률 지원 제외 이유를 묻자, 구 대표는 “내가 관여한 사항도 아니고, 관여를 할 수도 있는 사항이 아니라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실제로 이번 미정산 사태가 발생한 티몬·위메프 임직원은 큐텐그룹 차원의 변호인 지원 대상에서 모두 빠졌다.

구 대표가 티몬과 위메프를 합병한 뒤 새로운 K-플랫폼(KCCW)을 만들어 사업을 정상화하는 회생안을 양사 대표에게 제시하면서 협조를 구할 때와는 다른 태도다.

특히 큐텐 계열 플랫폼의 재무 업무를 도맡았던 이시준 본부장도 변호인 지원 명단에서 제외됐다. 이 본부장은 검찰의 티메프 사옥 및 구 대표 자택 등 압수수색과 강제 수사에 착수한 다음 날인 지난 2일 티메프 사태 주요 인사 중 가장 먼저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받은 바 있다.

이에 큐텐 안팎에서는 구 대표가 그룹 경영 사항의 핵심 정보를 가진 큐텐 측근들과 입을 맞춰 각 사 경영 실패에 대한 법리적 대응에 나선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앞으로 계속 진행될 검찰 수사를 포함해 재판 절차까지 고려한 ‘꼬리 자르기’에 돌입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