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신라(008770)가 무이자로 1000억원이 넘는 자금을 조달했다. 면세 업황이 부진한 가운데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조치다.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화장품·향수 매장. /신라면세점 제공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호텔신라는 지난 3일 자사주를 담보로 1328억원 규모의 교환사채를 발행했다. 교환사채란 회사가 발행한 회사채에 대해 일정 기간이 지난 뒤 발행회사가 보유한 주식으로 교환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한 채권이다. 회계상 부채비율을 낮출 수 있고, 자사주 매각 효과도 있다.

호텔신라가 발행한 교환사채의 표면이자율은 0.0%이다. 별도의 이자지급기일은 없고, 만기일은 2029년 7월 5일이다. 교환 대상은 호텔신라 보통주 213만5000주다. 1주당 교환가액은 가중산술평균주가에서 15% 더한 6만2200원이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제로(0) 금리로 자금을 조달하면서 비상경영체제로 돌입한 것"이라며 "금융비용 절감을 통해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데 초점을 맞춘 결정"이라고 했다.

최근 면세 업황 침체로 호텔신라는 자구책 마련이 필요한 상황이다. 올해 1분기 호텔신라의 영업이익은 12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5% 줄었다. 16억원의 순손실을 보며 적자 전환했다, 면세사업을 영위하는 'TR 부문'의 영업이익은 45억원으로 전년 동기(232억원) 대비 80.6% 줄었다. 수익성 하락에 호텔신라 부채비율은 지난해 394.1%에서 올해 1분기 426.8%로 올랐다.

면세 업계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직격탄을 맞은 뒤 엔데믹에도 실적을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의 관광 패턴 등 변화 때문이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면세점 전체 매출액은 약 13조원이었다. 역대 최대 실적을 거둔 2019년(24조원)의 절반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