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상품 검색 화면. /이마트 제공

최근 이커머스 사업부 수장을 교체한 이마트(139480)가 다음 달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DT, Digital Transfomation)본부 조직을 개편한다. 이를 위해 그간 뽑은 개발자들을 신세계그룹의 IT(정보통신) 계열사인 신세계아이앤씨로 이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업계에서는 이마트가 해당 조직을 축소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2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DT본부의 조직개편을 준비 중이다. 이번 개편은 최근 이뤄진 이커머스 사업부 인력 및 조직개편에 이은 후속 인사 격이다. 이 일환으로 이마트는 최근 DT본부의 IT 개발 인력을 대상으로 신세계아이앤씨 전적과 관련한 설명회를 진행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DT본부의 개발자 인력 일부를 신세계아이앤씨로 이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현재 개발자들과의 면담을 통해 의견을 청취하는 단계이며, 희망자에 한해 진행될 것”이라고 했다.

신세계(004170)그룹은 지난 19일 그룹 내 이커머스 계열사인 지마켓과 SSG닷컴(쓱닷컴)의 대표 및 주요 임원을 교체하는 인사를 단행했다. 지마켓은 정형권 전(前) 알리바바코리아 총괄을 대표로 영입했고, 쓱닷컴은 영업본부장을 맡아온 최훈학 전무를 대표로 선임했다.

이와 함께 지마켓 CPO(최고제품책임자)에 해당하는 PX(Product eXperience) 본부장에 네이버 출신 김정우 상무를, 신임 테크 본부장엔 쿠팡 출신의 오참 상무를 영입했다. 쓱닷컴도 조직을 개편하고, D/I(데이터/인프라) 본부장으로 이마트 DT본부를 총괄하던 안종훈 상무를 선임했다.

이마트 DT본부는 2021년 정용진 회장의 디지털 전환 의지에 따라 신설됐다.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등 IT 기술을 쇼핑에 접목, 고객 서비스를 개발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당시 이마트는 향후 5년간 온라인 사업에 5조원 규모의 자원을 투자하고, 그룹의 온오프라인 전진기지로 DT본부를 가동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러면서 IT 인재 확보를 위해 DT본부 사무실을 당시 성수동 본사가 아닌 이커머스 사업부가 있는 강남 센터필드로 내주는 등 적극 지원했다.

더불어 진요한 SK텔레콤 이동통신(MNO)사업부 산하 DT 추진그룹장·데이터 머신 인텔리전스 그룹장을 영입, 사업본부장 직책을 맡겼다.

그러나 이듬해 DT본부의 조직을 개편하면서 진 본부장은 퇴진했고, 지난해엔 역삼동에 있던 DT본부 사무실을 현재 이마트 본사가 있는 서울 중구 순화동으로 이전했다.

이번에는 DT본부장이 쓱닷컴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조직개편이 불가피하게 됐다.

이마트 관계자는 인력 이동 취지에 대해 “이마트의 테크 관련 운영을 신세계아이앤씨가 하는 만큼 AI, 클라우드 등 관련 개발 인력은 전문 계열사에서 일하게 하고, 우리는 유통 본연의 업무에 집중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마트 앱 운영 등을 위한 필수 인력은 남길 것”이라고 했다.

업계에선 실적이 부진한 이마트가 비용 절감 차원에서 해당 조직을 축소하려 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이마트는 지난 3월 창사 이래 첫 전사적 희망퇴직을 받았고, 기업형 슈퍼마켓 조직인 이마트에브리데이도 지난 13일 희망퇴직 시행을 공지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아직 조직개편 일자와 방향성이 확정되지 않았고, DT본부 총괄도 결정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조직 내외에선 자리 이동을 희망하는 직원이 많으면 조직이 축소될 수도 있을 것이라는 분위기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