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여름철 이른 장마와 무더운 날씨에 유통업계들이 장마 용품 판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상기후 현상 심화로 전국 평균 강수량이 늘면서 우산 등 장마 상품 수요가 늘고 있어서다.

21일 기상청에 따르면 전날 제주도에서 올해 전국 첫 장맛비가 시작됐다. 지난해보다 일주일가량 빠른 것이다. 올해 여름은 강수량이 평년과 비슷하거나 많고, 저기압과 대기 불안정의 영향으로 기습 폭우가 자주 내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제주에 올해 첫 장맛비가 내린 지난 20일 오후 물에 잠긴 서귀포시 한 도로를 차량이 물보라를 일으키며 지나가고 있다. 제주도 남부와 남부중산간에는 호우경보, 산지와 북부중산간, 서부, 동부에는 호우주의보가 발효 중이다. /뉴스1

지구 온난화로 이상 기후 현상이 심화하면서 전국 평균 강수량은 지난 2019년 1184.4mm에서 지난해 1740.3mm로 지난 5년 사이 46.9%나 증가했다.

이에 온·오프라인을 막론하고 유통업계는 장마 상품 판매에 열중이다. 편의점 업계는 비닐우산 색깔을 다양화하고 가격 인하 등에 나섰다. CU는 해외 직소싱을 통해 업계 최저가인 5000원짜리 연보라, 녹색 우산을 출시했다. GS25도 베이지색 등 새로운 버전의 일회용 우산을 내놓을 예정이다. 편의점 일회용 우산은 검은색이나 투명이라는 관성을 뛰어넘는 행보다.

CU의 최근 5개년간 우산 매출 증가율을 살펴보면 ▲2020년 16.0% ▲2021년 19.5% ▲2022년 12.5% ▲2023년 24.2% ▲2024년(1~5월) 43.3%로 매년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신장률을 보였다.

레인부츠나 레인코트 등도 판매량이 급증했다. CJ온스타일에 따르면 이달 들어 레인부츠 매출액은 브랜드 ‘헌터’를 필두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54% 늘었다. CJ온스타일은 이번 달 제습기와 레인부츠 등 관련 상품 방송을 총 13회로 확대하기로 했다. 이는 갑자기 몰린 수요에 대비하기 위한 조치로 지난해 같은 기간 제습기 방송만 1회 진행한 것보다 열 배 이상 확대한 것이다.

무신사가 운영하는 온라인 쇼핑몰 29CM는 이날부터 2주 동안 장마철 필수품을 최대 71% 할인하는 기획전을 연다. 무신사에 따르면 지난 10일부터 16일까지 29CM에서 발생한 우산 거래액은 지난해 동기보다 2배 이상 늘어났다. 같은 기간 레인부츠 제품군 판매액은 50% 성장했다.

지난 13일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월드몰 지하 1층에 마련된 '락피쉬 웨더웨어' 팝업스토어에서 모델들이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뉴스1

패션기업 LF가 수입하는 아웃도어 브랜드 티톤브로스는 지난달 대표 레인코트 상품인 ‘페더레인 재킷’의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225%) 급증했다. 이른 시기부터 장마 용품을 마련하는 이가 늘면서 이 상품은 올해 누적(1~5월) 매출도 전년 대비 약 200% 늘었다.

레인부츠를 주력 상품으로 하는 브랜드 락피쉬웨더웨어(에이유브랜즈)의 제품 거래액은 전년 대비 약 42% 성장했다. 이 기업은 역대급 장마가 예고되면서 이른바 ‘레인부츠 대란’이 일어난 지난해 역대 최고 매출을 찍은 바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에이유브랜즈는 지난해 매출 419억원, 영업이익 162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매출 121%, 영업이익 154% 증가한 수치다.

롯데마트는 오는 26일까지 냉감 소재 침구와 홈웨어, 울트라쿨 언더웨어 등 다양한 여름시즌 상품 할인 행사를 진행한다. 6월 1일부터 18일까지 롯데마트의 냉감 침구류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50% 이상, 접촉냉감 기능성 소재의 여름 홈웨어는 60% 이상 신장세를 보였으며 선풍기는 지난해 같은 기간 운영했던 유사 스펙 선풍기 상품 대비 20배 이상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