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소비자원은 에어컨 제품마다 냉방 성능과 소음 등 차이가 있어 소비자의 꼼꼼한 확인이 필요하다고 20일 밝혔다.
소비자원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 오텍캐리어 등 3개 사의 58.5㎡형(18평) 가정용 스탠드형 에어컨 5개 모델을 시험 평가한 결과, 냉방 속도부터 설정 온도 대비 편차, 성능 등에서 차이가 나타났다. 특히 에어컨 제습 기능과 공기 청정 기능은 각각 일반 제습기·공기청정기를 대체할 수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소비자원이 에어컨 제습 모드와 가정용 제습기의 실내 온·습도와 소비전력량을 5시간 동안 측정한 결과, 에어컨 제습 모드는 일정 습도(50∼60%Rh) 밑으로 내려가지 않아 빨래 건조 등 제습기 기능을 대체하지 못했다. 가장 낮은 습도(30%Rh대·상대습도)까지 낮출 수 있는 제습기와 다른 방식으로 가동되기 때문이다. 에어컨 제습 모드는 온도를 낮게 유지하되 습기를 제거하는 방식으로 설정온도에 도달하면 실외기가 작동과 멈춤을 반복하지만, 실내기는 계속 바람을 내보내기 때문에 실내기 냉각판에 맺혔던 물방울이 실내로 유입돼 습도는 더 이상 낮아지지 않는다.
또 고가형 에어컨에 장착된 공기 청정 기능도 96㎡형(29평) 공기청정기 수준의 미세먼지를 제거했지만, 공기청정기에 장착되는 유해가스 제거·탈취 필터가 없어 톨루엔 등 유해가스 제거가 안 돼 공기청정기를 대체할 수 없었다. 이에 소비자원은 “소비자가 에어컨 공기 청정 기능을 오인할 수 있다”며 삼성전자·LG전자에 ‘유해가스 제거 기능은 없다’는 내용을 표시하도록 권고했다. 이들 업체는 내달 중으로 홈페이지 에어컨 제품 정보에 반영하기로 했다.
실내 온도를 35도에서 24도로 냉방 하는 데까지 걸리는 속도는 에어컨만 사용할 때 평균 6분 50초를 기록했다. 반면 서큘레이터를 동시에 틀면 6분 24초로 26초가 줄었다. 35도에서 24도로 냉방 할 때 소비전력량도 에어컨만 가동하면 0.238킬로와트시(kWh)로 에어컨과 서큘레이터를 동시에 틀었을 때 합산 소비전력량(0.235kWh)보다 많았다.
에어컨 냉방·제습 모드의 실내 온·습도 평균 및 소비전력량은 유의미한 차이는 없었다. 소비자원에 따르면 에어컨을 ‘24도 냉방’으로 5시간 틀었을 때 실내 평균 온도는 22.9도, 습도는 65%Rh로 각각 조사됐다. ‘24도 제습’으로 5시간 가동한 경우 실내 평균 온도는 23.1도, 습도는 59%Rh로 각각 비슷했다.
소비자원은 “에어컨은 고가 제품으로 장기간 사용하는 만큼 구매 전에 절전모드와 자동 팬 건조, 앱 연동 등 자신이 필요로 하는 기능을 구비했는지 꼼꼼히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