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더워지면서 워터프루프(Waterproof·방수) 선크림이나 아이라이너를 찾는 손님들이 많아졌습니다. 10명 중 8명이 방수 제품을 찾더군요.”

지난 11일 오전 10시 30분 서울 중구에 위치한 CJ올리브영 매장. 아르바이트생 박 모(23)씨는 “날이 더워지면서 고객들이 자외선을 차단하는 기능성 화장품을 많이 찾는다”며 “땀을 많이 흘려도 지워지지 않는 선크림이나 아이라이너 등을 선호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전날에도 방수 제품 재고만 오전에 3번, 오후에 4번 채웠다고 했다.

워터밤 2023 모습. /이룸컴퍼니 제공

낮 최고기온이 30도를 웃도는 더위가 본격화하면서 방수 뷰티 제품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워터밤과 흠뻑 쇼 등 물놀이 축제뿐 아니라 동남아시아에서 여름휴가를 즐기려는 사람들이 늘면서 물이나 땀, 유분으로부터 지속력과 유지력이 높은 제품을 많이 찾는 것이다. 현재 가수 싸이의 흠뻑 쇼는 인터파크 티켓 콘서트 부문에서 주간 랭킹 1위부터 7위까지 모두 차지한 상태다.

아모레퍼시픽 뷰티 브랜드 헤라의 방수 기능이 있는 선블록(자외선차단제) 제품은 올해 5월까지 누적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9% 늘었다. 에이블씨엔씨의 방수 기능이 있는 올어라운드 세이프블록 아쿠아 선크림의 1~4월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35% 증가했다. 양혁준(21)씨는 “방수 제품이 있다는 걸 여자 친구가 알려줘서 미리 사러 왔다. 작년에 일반 선크림을 발랐다가 낭패를 봤다”고 했다. 김지현(28)씨는 “착색이 잘 되는 틴트를 블러셔 대신으로 얇게 바르기도 한다”며 “땀을 많이 흘리는 편이라 여름에는 꼭 방수 제품을 쓴다. 물놀이를 할 때 블러셔가 가장 먼저 사라져서 이 부분에 틴트를 바른다”고 했다.

지난 11일 오전 10시 30분 서울 중구에 위치한 CJ올리브영에서 한 직원이 방수 제품 재고를 채우고 있다. 동그라미 안은 '워터프루프 선블록' 제품(왼쪽). 같은날 오후 2시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다이소의 화장품 코너에 3000원짜리 방수 아이라이너가 비치돼 있다. /민영빈 기자

한국보다 더 습하고 더운 동남아시아 여름휴가 계획을 세운 사람들 사이에서는 방수 제품이 필수 아이템으로 꼽힌다. 이날 오후 서울 마포구의 한 다이소 매장에서 만난 심여진(33)씨는 “좋아하는 뷰티 유튜버가 3000원짜리 다이소 방수 아이라이너가 동남아의 날씨에도 절대 무너지지 않는다고 추천해서 그걸 사러 왔다”며 “미리 여행 계획을 세우고 예산을 짰는데 저렴한 가격에도 효과가 좋은 제품을 사기로 한 것”이라고 했다. 유지영(29)씨는 “동남아시아에서 스노클링을 자주 한다”며 “방수 제품이 아니면 물에 닿는 순간 민낯이 되는 건 시간 문제”라고 했다.

관련 업계에서는 날이 더워질수록 방수 제품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한다. 업계 관계자는 “땀을 많이 흘리는 사람들 또는 여름휴가를 해수욕장이나 더운 나라로 가는 사람들의 방수 제품 수요가 많아질 것”이라며 “7~8월엔 방수 제품 수요가 피크일 것으로 본다. 수요 예측 및 재고량을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이른 더위에 유명 블로거나 뷰티 유튜버 등의 후기를 참조한 방수 제품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며 “뷰티 업계의 경쟁도 치열해질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