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세대 e커머스(전자상거래) 업체 티몬이 글로벌 e커머스 플랫폼 큐텐(Qoo10) 그룹에 합류한 이후 해외 사업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해외 브랜드와의 협업으로 단독 상품을 확보할 뿐 아니라, 국내 브랜드 상품을 북미·유럽 등 해외 시장에 진출하도록 지원하는 방식으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티몬은 27일 글로벌 게이밍기기 전문기업 아야네오(AYANEO) 신제품 출시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CBT(Cross Border Trading·국가 간 무역)’ 방식으로 신제품 ‘포켓S’를 국내 단독 판매하겠다고 밝혔다. 해외 브랜드사와 직접 계약을 추진하고 직구(직접 구매) 상품에 단독 애프터서비스 정책을 더해 플랫폼 역할을 강화한다는 것이다. 단순히 입점 상품만 판매하던 기존 일반 직구 플랫폼과는 다른 모습이다. 티몬은 앞으로 이와 같은 직접 계약 비중을 늘릴 방침이다.
이처럼 티몬의 행보가 바뀐 건 지난 2022년 9월 큐텐에 인수되면서부터다. 큐텐과의 시너지로 해외 브랜드사와 직접 마케팅 논의 진행이 가능해진 것이다. 싱가포르에서 시작한 큐텐은 아시아에서 2000만 명 이상의 회원이 이용하는 e커머스다. 큐익스프레스도 11개국에 총 20여 개 물류센터를 보유하고 있다.
현재 티몬은 300만 개 이상의 전 세계 직구 상품을 자사 플랫폼을 통해 선보이고 있다. 이때 큐텐의 글로벌 인프라를 활용해 각 브랜드별 파트너 MD가 엄선한 상품을 고객에게 제공한다. 파트너들은 개별 응대 없이도 큐텐을 통해 파트너와 고객이 연결되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진다.
이선복 티몬 CBT사업실장은 “티몬은 큐텐과 결합한 지 6개월 만인 지난해 3월 직구 거래액이 56% 증가했다. 큐텐이 진출한 국가별 전문관을 만들어 상품을 소개하는 등 큐텐의 글로벌 네트워크, 물류서비스, 상품 구색 등 삼박자가 이룬 성과”라고 했다. 실제로 이 기간 티몬의 신규 고객인 남성의 가전·디지털 기기 직구 규모는 3배 급증했고, 이들의 직구 거래액도 2배 증가했다.
이 실장은 이어 “티몬은 큐텐의 해외 다양한 네트워크와 큐익스프레스의 글로벌 물류 인프라를 기반으로 신뢰 높은 상품을 안정적으로 선보이겠다”며 “큐텐과의 시너지로 국내 고객들도 차별화된 쇼핑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티몬은 해외 직구에 이어 역직구 서비스도 추진한다. 큐텐은 그룹의 새로운 허브 플랫폼으로 육성하겠다면서 ‘위시플러스(Wish+)’로 기존의 서비스명을 변경했다. 위시플러스의 위시는 올해 2월 인수한 유럽·미국 기반의 e커머스 플랫폼 위시(Wish)에서 따왔다.
티몬은 위시플러스를 통해 자사와 함께하는 제조사·브랜드사의 우수한 국내 브랜드 상품들의 해외 판로 개척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 실장은 “위시플러스와 함께 국내 브랜드사·제조사들의 해외 수출 파트너 역할도 최선을 다하겠다”며 “단순히 파트너 규모를 늘리는 게 아니라 (고객과 파트너가) 동반 성장하고 기업 가치를 제공하는 데 집중하겠다. 그게 티몬의 핵심 전략이자 차별점”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티몬은 이날 공개한 포켓S는 ‘스냅드래곤 G3XGen 2 칩셋’을 탑재한 안드로이드 기반의 UMPC(Ultra Mobile Personal Computer)로, 6인치 화면에 최대 2K(2560X1440) 해상도를 지원한다. 또 배터리 절약 등 최적화된 게임 환경을 구현한다. 발열 해소를 위한 베이퍼 챔버와 액티브 쿨링 시스템도 탑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