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오후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서 열린 로에베(LOEWE) 퍼퓸 성수 팝업 스토어. 스페인에서 공수한 푸른 타일벽 사이 사이로 초록색과 빨간색, 자주색 등 형형색색 촛대들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었다. 자연에서 영감을 받은 향초들은 각각 오이, 토마토, 비트 향을 담았다.
로에베 퍼퓸은 스페인의 대표 명품으로 꼽히는 로에베가 선보인 향수 브랜드다. 1972년 향수를 처음 출시했다. 자연에서 영감을 받은 색상과 향기, 감정을 향수에 담아내는 것을 콘셉트로 한다. 나무로 만든 향수 뚜껑과 심플한 컬러블록 향수병, 아티스트의 작품을 담은 패키지로도 유명하다.
1990년 중반 로에베가 LVMH(루이비통모에헤네시)로 인수됨에 따라 현재는 LVMH 그룹 향수 브랜드 중 하나다. 한국에는 신세계인터내셔날(031430)이 올해 초 국내 독점 유통 계약을 맺고 처음으로 선보였다. 기존엔 같은 LVMH 계열인 뷰티 편집숍 세포라를 통해 일부 향수만 국내 소비자들이 만나볼 수 있었다. 현재 압구정 갤러리아에 단독 매장이 있다.
로에베 퍼퓸 팝업 스토어는 ‘보태니컬 가든’을 콘셉트로 브랜드와 제품을 경험할 수 있는 도심 속 향수 정원으로 꾸며졌다. 내부 인테리어도 로에베 퍼퓸을 상징하는 컬러블록 향수병과 나무 캡을 모티브로 다양한 색상과 우드 톤을 활용해 브랜드 정체성을 드러내고 있었다.
한 번에 들어갈 수 있는 인원은 20여 명 내외다. 각각 ▲세라믹 도자기 컬렉션 ▲ 왁스 센티드 캔들홀더 컬렉션 ▲향수 카운슬링 존 등으로 나뉘어져 있다. 입장하면 직원의 안내에 따라 공간을 모두 체험할 수 있다.
이번 팝업에서 눈길을 사로잡는 것은 장인 정신이 담긴 홈프래그런스(가정용 향기) 제품들이다. 아름다운 디자인으로 집들이 선물로 각광 받는다고 한다. 자연의 향을 담은 콘셉트다. 촛대 모양의 왁스 센티드 캔들홀더 컬렉션 공간엔 형형색색의 초들이 걸려있는데 연두색 초는 오이 향, 자줏빛은 비트, 빨간색 초는 토마토, 연노란색 초는 인동초향이다. 이 촛대 모양 양초는 10시간 연소가 가능하고 20만8000원이다.
세라믹 도자기 컬렉션 구역에선 장인이 직접 만든 도자기 용기를 쓴 향초가 진열되어 있다. 향초를 다 써도 화분이나 장식품으로 쓸 수 있어 활용도가 높다. 수제라 로에베 각인과 질감이 제각기 다른 것이 매력이다. 가격은 가장 작은 S사이즈가 14만4000원이다. 대형 화분 크기인 L사이즈(76만8000원)는 무게만 2.5kg가 넘어간다.
향수를 추천받을 수 있는 공간에는 베스트셀러인 ‘001 시리즈’와 ‘아이레수틸레사’, ‘에센시아’ 등 다양한 향을 모두 시향할 수 있다. 안내 직원이 취향이나 추구하는 이미지를 묻고 알맞은 향수를 추천 해주기도 한다.
로에베 퍼퓸은 오드뚜왈렛 기준 50mL가 16만5000원, 100mL가 24만원이다. 한 병에 40만~50만원이 예사인 고급 니치향수보다는 저렴한 가격이지만 각 향에 담긴 서사와 색깔이 뚜렷해 수집욕을 자극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매장에 비치된 50mL의 향수가 많게 느껴진다면, 휴대가 간편한 15mL의 작은 용기로도 구매가 가능하다. 오로지 팝업스토어에서만 제공되는 혜택으로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선보이는 용량이다. 가격은 6만7000원으로 부담이 덜하다.
로에베 퍼퓸 성수 팝업스토어는 다음 달 23일까지 열린다. 뜨거운 반응에 당초 예정된 것보다 종료 시점을 일주일 연장했다고 한다.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매일 방문객만 250명에서 300명가량으로 예상보다 반응이 좋다”면서 “특히 감각적인 홈프래그런스 제품들을 고객들이 많이 찾고 있어 올해 판매 채널을 적극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