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069960)그룹이 인수한 패션 계열사 한섬이 음료·주류 등을 판매하는 복합 매장 출점을 추진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풍토병화 이후 여행 수요가 늘고 고금리·고물가 등 영업환경 악화가 이어지자 이를 개선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2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한섬(020000)은 내달 25일 서울 강남구 한섬 본사에서 주주총회를 열고 신규목적 사업으로 주류판매업을 추가하는 정관 변경 안건을 의결한다. 한섬은 변경 목적에 대해 "음료, 주류 등을 제공하는 복합 매장 출점을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한섬은 현재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 있는 EQL GROVE(그로브)와 톰지(TOMG) 매장에서 식음(F&B) 사업과 연계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여기에 주류 판매까지 추가하면서 이 부분을 강화하는 것이다.
한섬이 이 같은 행보에 나서는 것은 코로나19 확산세에 힘입어 이뤄졌던 실적 개선세가 지난해 꺾이면서 이를 타개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섬은 지난해 1조5289억원의 매출액과 100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전년 대비 각각 0.9%, 40% 감소했다. 당기순이익도 810억원으로 33% 줄었다.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던 2021~2022년과는 상반된다. 한섬의 2021년, 2022년 영업이익은 각각 1522억원, 1683억원을 기록했다.
실적 성장세가 꺾이면서 재고자산 부담도 커다. 한섬의 재고자산 규모는 2022년 말 기준 5627억원으로 전년 대비 22.3% 증가했다.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는 652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5% 늘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해부터 운영하던 F&B 연계 매장이 좋은 반응을 얻자, 이를 강화하는 것이다. 지난해 9월 개점한 EQL 그로브에는 한 달 만에 10만명이 방문했다. 현재까지도 하루 평균 2000명 이상이 찾는다. EQL 그로브는 한섬이 운영하는 온라인 편집숍 브랜드 EQL의 첫 오프라인 매장이자, 한섬이 오프라인 매장에 F&B 복합 공간을 운영한 첫 사례다.
같은 달 개점한 수입 브랜드 편집 매장 톰그레이하운드의 MZ세대(1980~2000년 초 출생) 특화 매장인 톰지 역시 매장의 1개 층을 F&B 브랜드와의 협업 공간으로 운영 중이다. 지난해 10월 말부터 서울 용산구 한남동 타코 매장인 타크(TAC)와 협업해 3개월가량 팝업 매장을 운영했다. 해당 매장에서는 맥주와 테킬라 칵테일 등의 주류 역시 판매했다.
한섬 관계자는 "주류판매업 추가는 향후 신규 복합매장에서 다양한 F&B 서비스를 선보이기 위한 선제적 등록이라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결정된 내용은 없다"면서 "최근 쇼핑에만 국한하지 않고, F&B와 같은 체험을 동시에 소비하는 수요가 늘어나면서 관련 콘텐츠 차원으로 도입을 검토 중"이라고 했다.
한섬은 이날 열리는 주총에서 이사 선임 안건 등을 함께 의결할 계획이다. 사내이사 선임안에는 장호진 사내이사의 재선임과 더불어 박철규 한섬 사장, 유태영 한섬 해외패션본부장이 포함됐다. 사외이사에는 전상경 한양대 교수와 김칠구 법무법인 신원 대표변호사가 선임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