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그룹 등 유통 3사 오너 일가 가운데 가장 많은 액수의 배당금을 받는 이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대비 배당금 액수가 가장 많이 증가한 이는 정교선 현대백화점그룹 부회장이었다.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은 오너 일가 경영자 가운데 유일하게 배당금 액수가 전년 대비 감소했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신 회장은 올해 롯데지주(004990)를 비롯한 상장 그룹사 4곳으로부터 모두 326억여원의 배당금을 받는다. 지난해 그룹사로부터 받은 배당금 310억여원 대비 약 5.1% 늘어난 것으로, 롯데쇼핑(023530)과 롯데웰푸드(280360), 롯데칠성(005300)이 배당금을 확대한 영향이 컸다.
신 회장에게 가장 많은 배당금을 지급하는 회사는 롯데지주다. 신 회장은 롯데지주 우선주 8만1354주(10.1%)와 보통주 1368만3202주(13.0%)를 보유하고 있어 각각 1억원, 205억원씩을 배당받는다.
가장 큰 폭으로 배당금 지급이 늘어난 것은 롯데쇼핑이다. 롯데쇼핑은 올해 배당금을 1주당 3800원으로 전년 대비 500원 높게 책정했다. 신 회장은 롯데쇼핑 주식 289만3049주(10.23%)를 갖고 있어 전년 대비 15%가량 많은 110억여원의 배당금을 받게 됐다.
롯데쇼핑의 배당금 확대는 실적 개선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 5084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32% 증가했다. 또 영업이익 개선세에 힘입어 7년 만에 당기순이익 흑자를 이뤄냈다. 다만, 같은 기간 매출액은 14조5559원으로 5.9% 감소했다.
롯데웰푸드(옛 롯데제과)도 지난해 호실적을 바탕으로 배당을 확대했다. 롯데웰푸드는 올해 배당금을 1주당 3000원으로 책정해 전년(1주당 2300원) 대비 700원 늘렸다. 신 회장은 롯데웰푸드 주식 18만2117(1.93%)주를 갖고 있어 올해 롯데웰푸드로부터 5억원가량의 배당을 받게 됐다.
롯데웰푸드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770억원으로 전년 대비 31%가량 증가했다.
롯데칠성은 영업이익이 증가하지는 않았지만, 당기순이익이 늘면서 배당을 늘렸다. 롯데칠성은 올해 우선주에는 1주당 3405원, 보통주에는 3400원의 배당을 결정했다. 전년과 비교해 각각 1주당 100원씩 늘었다. 신 회장은 롯데칠성 우선주 6만3862주(8.24%), 보통주 4만3367주(0.47%)를 갖고 있어 각각 2억원, 1억원가량을 배당받는다.
유통 3사 오너 중 전년 대비 가장 높은 배당금 증가율을 보인 것은 정교선 현대백화점그룹 부회장이다. 정 부회장은 현대지에프홀딩스(005440)로 부터 올해 91억여원을 배당받으면서 배당금이 전년 대비 86.1% 증가했다. 현대지에프홀딩스가 전년 대비 배당 규모를 축소했음에도, 유상증자 등에 참여한 정 부회장의 보유 주식이 늘어나며 총배당 규모가 증가하게 됐다.
올해 현대지에프홀딩스는 전년 대비 1주당 10원 적은 200원을 배당하기로 했다. 정 부회장은 4525만5141주(28.0%)를 보유하고 있다.
정 부회장의 형인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은 전년 대비 83.4% 증가한 143억235만원의 배당금을 받는다. 정 부회장과 마찬가지로 유상증자 등에 참여하면서 늘어난 현대지에프홀딩스 주식 수가 영향을 미쳤다. 정 회장은 현대지에프홀딩스 주식 6184만7333주(12.7%)를 갖고 있어 전년 대비 375.8% 증가한 123억6947만원의 배당을 받게 됐다.
정 회장은 현대백화점(069960)에서는 지난해 대비 89.7% 감소한 5억여원의 배당금을 받는다. 현대백화점은 올해 전년과 동일한 액수(1주당 1300원)의 배당을 실시하지만, 정 회장이 지난해 현대지에프홀딩스가 실시한 공개매수에 청약하면서 현대백화점 주식 수가 감소했다. 정 회장의 현대백화점 주식 41만3556주(1.77%)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399만8419주(12.7%)를 보유하고 있었다.
그는 지난해 3월 현대지에프홀딩스로부터 분할된 현대그린푸드 주식 429만3097주(12.7%)를 통해서는 14억원가량의 배당금을 받을 예정이다.
신세계그룹에서는 정용진 부회장이 103억원으로 가장 많은 배당금을 받게 됐다. 이마트(139480)가 창사 이래 첫 적자를 기록했음에도 배당 규모를 축소하지 않은 덕분이다.
정 부회장은 이마트 주식 517만2911주(18.56%)를 보유하고 있는데, 이마트는 올해에도 지난해와 같은 1주당 2000원의 배당을 결정했다.
이마트는 지난해 연결 기준 469억원의 손실을 내면서 사상 첫 적자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29조4722억원으로 0.5% 늘었지만, 당기순손실은 1875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본업인 대형마트 사업의 영업이익이 지속해서 감소한 데다, 계열 회사인 신세계건설의 부진이 큰 영향을 미쳤다.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은 전년 대비 2.7% 늘어난 95억원의 배당금을 받게 됐다. 신세계(004170)가 올해 배당금을 1주당 4000원으로 전년 대비 250원 증액하면서, 신세계를 통해 받는 배당금이 전년 대비 6.7% 증가한 영향이다.
신세계는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모두 감소했음에도 '주주 가치 제고'를 목적으로 배당 규모를 확대했다. 신세계의 작년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6398억원으로 전년 대비 0.9% 감소했고, 당기순이익은 45%가량 줄어든 3025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 역시 6조3571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19% 줄었다.
정유경 총괄사장은 신세계와 신세계인터내셔날(031430)로부터 총 95억원가량의 배당금을 받는다. 지난해와 비교해 0.9% 줄어든 수치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실적 부진으로 배당을 축소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올해 1주당 배당금을 전년 대비 100원 낮춘 400원으로 결정했다. 지난해 신세계인터내셔날은 48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전년 대비 57.7%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