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24 본점에서 PB 상품 우유가 판매되고 있다. /뉴스1

지난해 경기 침체와 고물가의 영향으로 유통업체의 자체 브랜드(PB) 상품 매출이 큰 폭으로 늘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닐슨아이큐(NIQ)를 통해 오프라인 소매점 약 6500곳의 1년간(2022년 4분기∼2023년 3분기)의 매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를 14일 발표했다.

PB는 유통업체가 제조업체와 협력해 생산해 마케팅·유통 비용을 줄이고 소비자 가격을 낮춘 상품이다. 이마트 ‘노브랜드’, 롯데마트 ‘온리프라이스’, GS25 ‘유어스’ 등이 대표적이다.

조사 결과 국내 PB 상품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약 12% 성장했다. 같은 기간 2% 성장에 그친 전체 소비재 시장 성장률보다 6배 높았다.

부문별 PB 시장 성장률은 비식품 7%, 식품 12%로 식품 부문이 전체 시장 성장을 이끌었다.

소비자 물가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가격에 민감해진 소비자들이 품질 대비 저렴한 PB 상품 구매를 늘리고, 필요하지 않은 비식품 식품 구매는 줄인 것으로 상의는 분석했다.

전체 매출 대비 PB 비중이 가장 큰 오프라인 업태는 대형마트로 9% 수준이었다. 이어 기업형 슈퍼마켓(5%), 편의점(4%) 순이었다.

연간 PB 매출 증가율은 편의점이 19%로 가장 높았고, 대형마트(10%), 기업형 슈퍼마켓(6%)이 뒤를 이었다.

특히 유통사 가정간편식(HMR) PB 상품이 인기를 끌면서 대형마트·슈퍼마켓·편의점의 즉석 국·탕·찌개 매출은 PB가 일반 제조사 브랜드를 앞질렀다.

즉석 국의 경우 구색이 적은 편의점에서는 PB 매출 비중이 82%에 이르렀다. 대형마트와 슈퍼마켓에서도 각각 69%, 53%에 달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한국 전체 소비재 시장에서 PB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4%로, 부문별로는 식품과 비식품이 각각 4%, 5%로 나타났다.

장근무 대한상의 유통물류진흥원장은 “유럽의 경우 경제 저성장기에 실속 소비 패턴이 정착하면서 PB 시장이 크게 성장했는데 우리나라도 유사한 흐름을 보인다”라며 “글로벌 유통업계 평균 PB 점유율이 21%인 점을 감안할 때 국내 시장은 앞으로도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