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윤 모(29)씨는 최근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배달의민족으로 음식을 주문했다가 곤혹스러운 경험을 했다. 음식을 더 빨리 받기 위해 가장 비싸고 빠른 옵션인 배민원(1) 한집배달을 선택했는데 음식 배달에만 한 시간 반 이상이 소요된 것이다.

배달의민족 고객센터에 이를 항의하자 배달 지연 보상 차원에서 배민1 주문에 쓸 수 있는 3000원 할인쿠폰을 줬다. 윤씨는 “제일 비싼 배달료를 일부러 내고 한 건 배달을 선택한 건데 음식은 식다 못해 차가워졌고 배민1을 또 쓰라며 할인쿠폰을 주는 대응도 어이없다”라고 말했다.

배민 오토바이./우아한형제들 제공

1일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배달의민족이 운영하는 배민1 한집배달 서비스가 배달 지연 문제로 소비자 민원이 폭증하고 있다. 배민1은 배달의민족이 2021년부터 시행한 서비스로, 가게 주인이 위탁 배달 대행 등을 사용하는 일반 배달의민족과 달리 배민이 직접 주문 접수와 배달까지 담당하는 시스템이다.

하나의 주문이 들어오면 한 건만 배달하는 한집배달과, 가까운 거리 여러 배달 주문을 최대 3곳까지 묶어서 하는 알뜰배달이 있다. 업주와 소비자가 분담하는 한집배달 가격은 6000원 정액으로 가격이 높고, 알뜰배달은 평균 2000원 안팎으로 더 저렴하다.

한집배달은 가격이 비싼 대신 배달 기사가 여러 곳을 들리지 않고 본인이 신청한 주문만을 배달하기 때문에 도착 시간이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단건 배달 여부를 일일이 단속하기 어렵고, 배달 기사 부족으로 배차가 지연되거나 배달 기사들이 쿠팡이츠나 요기요 등 다른 업체 배달 주문을 같이 받아 몰래 묶음 배달을 하는 경우가 많아 배달이 늦어지는 경우가 자주 발생하고 있다.

배달 라이더로 일하는 박모(23)씨는 “한집 배달은 한번에 한 건만 배달하니 배달료가 높아야 하는데 배민이 수수료를 절반 가까이 제하고 실제 기사가 받는 돈은 얼마 되지 않으니 배민원 배달을 안잡고, 그러다보니 음식이 시간에 맞춰 만들어져도 배달할 기사가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배민1 기사 조달을 일반인 배달원인 배민커넥트를 통하는 것도 배달 지연이 발생하는 원인 중 하나로 지적된다. 배민커넥트는 오토바이가 아닌 도보와 킥보드, 자전거 배달이 가능해 전문 배달업체 배달보다 시간이 느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 배달업계 관계자는 “단건배달 배달 지연 문제는 기사 부족으로 인한 배차 지연, 타사 주문을 받아 묶음 배달하는 등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자 일부 식당은 아예 고객들에 배민1 사용을 자제하라는 공지를 내리기도 했다. 서울 마포구 A 식당은 기상악화 시 배민원 한집배달, 알뜰배달보다 매장 자체 계약 대행사를 이용하는 기본 배민을 이용하시면 음식을 더 빨리 받을 수 있다고 배민 가게 설명란에 공지했다.

서울 영등포구에서 배달 전문 쌀국숫집을 운영하는 이 모(34)씨는 “배민1은 배달이 전부 배민 소관이라 조리 후 음식이 떠나면 배달이 지연이 되도 가게가 기사와 소통할 수도 없고, 손 쓸 방법이 없다”면서 “그런데도 고객들은 가게에 탓을 하고 나쁜 리뷰를 남기기도 하니 그런 경우 배민1 사용을 자제해달라고 답변을 남기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배민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은 이달부터 한집배달과 알뜰배달을 섞어 배송할 수 있도록 약관을 개정해 배달 지연 문제가 더 심각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배달 기사가 알뜰배달을 먼저 픽업 후 단건 배달을 픽업하고, 단건 배달을 먼저 배달하라는 전제가 있지만 이를 지켜 배달하는 것도 단속이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배민1을 운영하는 우아한청년들 측은 “배민1 한집배달의 배달품질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