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리테일이 2001아울렛 천호점과 구로점 일부를 팩토리아울렛으로 전환한다고 27일 밝혔다. 앞서 3개월여간 시범 운영한 팩토리아울렛이 성과를 얻으며 내린 결정이다.
팩토리아울렛이란 직영 상설 할인 매장으로, 2~3년차 재고 의류를 최대 80% 상시 할인 판매한다. 미국 유통 브랜드 티제이맥스(T.J.Maxx)와 마샬즈(Marshalls)를 모델로, ‘아웃렛보다 더 싸다’는 콘셉트를 내세웠다.
지난 9월부터 시범 운영 중인 팩토리아울렛 광명점은 기존 뉴코아아울렛 광명점을 개편한 것으로 지상 2~5층까지 135개 브랜드를 판매한다. 셔츠가 9900원, 넥타이 5000원, 남성 정장이 10만원 미만으로 시중가 대비 저렴하다.
광명점은 팩토리아울렛으로 전환한 후 방문객수가 50%, 매출은 30%가량 증가했다. 지난 주말(26~27일)에는 패딩 재킷이 1500벌, 니트와 맨투맨이 1000벌, 와이셔츠와 넥타이가 500장 이상 팔리며 매출이 전월 대비 107% 늘었다.
이랜드리테일 관계자는 “주말에는 서울과 충청도 등에서 찾아온 고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라며 “고객들 사이에서는 가산 아웃렛 단지보다 싸다는 반응도 나온다”고 말했다.
할인이 가능한 이유는 상품을 직매입하기 때문이다. 기존 아웃렛은 브랜드를 입점시켜 판매하는 구조라 가격을 낮추는 데 한계가 있었지만, 팩토리아울렛은 상품을 직매입하고 인테리어, 상품 진열, 계산 등은 이랜드리테일이 담당해 가격을 낮출 수 있었다.
이랜드리테일 관계자는 “관리 비용만큼 가격을 떨어뜨릴 수 있다. 브랜드와 유통사, 소비자와 상생하는 모델”이라며 “향후 무선식별시스템(RFID) 등을 도입해 물류·재고 관리도 개선할 방침”이라고 했다.
이랜드리테일은 내년에 2001아울렛 구로점과 천호점을 비롯해 2001아울렛과 뉴코아아울렛 등 아웃렛 점포 13곳에 팩토리아울렛을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구로점의 경우 현재 4층에서 운영 중인 아동복 매장을 1층으로 내리고, 일부 층을 팩토리아울렛으로 전환하기 위한 개편 작업에 들어갔다. 4층은 인근의 NC신구로점과 뉴코아 광명점을 잇는 거점 물류센터로 활용할 방침이다.
천호점은 전관을 팩토리아울렛으로 변경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랜드리테일 관계자는 “광명점의 경우 팩토리아울렛으로 전환한 후 20~30대 고객 비중이 기존의 20%에서 40%로 증가했다”라며 “기존 아웃렛 점포들도 팩토리아울렛으로 전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랜드리테일은 지난해 10월 사업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3개 전문회사로 물적분할했다. 사측에 따르면 올해 1~3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2조7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8% 증가했다. 이 기간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170% 늘었다.
이랜드 관계자는 “법인별로 전문성과 경영의 투명성, 재무 건전성이 확보되면서 효율이 높아졌다”라며 “유통 사업의 경우 백화점, 아웃렛, 팩토리아울렛 등으로 세분화해 상권에 맞는 점포를 선보일 계획”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