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코리아세븐이 신규 물류센터 운영을 시작하면서 미니스톱 통합 막바지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니스톱이 브랜드 사용 기간 만료를 앞둔 만큼 남은 점포들에 대한 전환도 차질 없이 진행하겠다는 방침인데, 인수합병에 따른 지출이 커지면서 실적이 악화한 데다 유동성도 나빠지고 있어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2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코리아세븐은 지난 9월과 10월 인천과 서울 송파에 신규 상온물류센터 운영을 시작했다. 올 연말 운영을 종료하는 경인화성센터와 인천센터를 대체하기 위한 신규 인천상온센터와 신규 물류센터인 송파상온센터다.
인천상온센터는 2100평(약 6942㎡) 규모로, 기존 화성센터 규모인 1680평(약 5553㎡)보다 크고, 스마트 물류 인프라가 갖춰져 있어 물류 효율을 높였다. 서울동남권물류단지에 마련된 송파센터는 2500평(8264㎡) 규모다.
코리아세븐 관계자는 "노후화한 물류센터는 효율화를 위해 운영 종료를 결정한 것"이라며 "신규 센터는 미니스톱 인수 후 물류 통합 과정에서 늘어나는 물류 수요를 감당하고 수도권 물류 역량 강화를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리아세븐은 지난해 3월 미니스톱 인수 이후 통합 작업에 한창이다. 현재 미니스톱 점포의 90%가량을 세븐일레븐으로 전환했다. 미니스톱 점포 수는 인수 직전인 2021년 12월 말 기준 2591개였지만, 현재는 300여개가 남아있다.
코리아세븐은 미니스톱 인수 당시 정한 미니스톱의 브랜드 사용 가능 기한이 내년 3월인 점을 고려하면 나머지 점포에 대해서도 차질 없이 세븐일레븐으로 전환을 마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통합 비용으로 실적 악화… 부채 비율·유동성 부담 증가
코리아세븐이 미니스톱 통합 작업에 열을 올리면서 코리아세븐 재무 상황은 악화하고 있다. 지난해 4월 롯데지주(004990) 등으로부터 4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대금을 받아 자금 부담을 해소했음에도 여전히 부채와 유동성 부담이 커지고 있다.
올해 3분기 기준 코리아세븐의 부채 비율은 378.6%로 지난해 같은 기간 233.4%에 비해 크게 증가했다. 지난해 말 274.7%와 비교하더라도 1.4배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이자 지급 규모도 꾸준히 늘고 있다. 올해 3분기 코리아세븐의 이자 지급 규모는 39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76.4% 늘어났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는 237억원을 기록해 3년 전과 비교하면 246%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유동비율(단기채무를 지불할 수 있는 기업능력의 척도) 역시 지난해 3분기 80.6%였으나 올해 3분기는 80%로 소폭 악화했다. 코리아세븐의 유동비율은 2020년 82.8%에서 점차 악화해 지난해 말 71.7%을 기록했다.
통합 이후 PMI(기업 인수 합병 후 통합관리) 비용 증가로 실적이 악화하는 상황에서 회사 운영을 위한 차입금이 증가하며 재무 상황이 악화한 것으로 보인다.
코리아세븐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이 5조4540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27.5% 늘어났으나, 4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면서 적자전환했다. 당기순이익 역시 481억원 손실을 기록했다.
올해도 3분기 누적 연결 기준 224억원의 손실을 기록하면서 지난해 같은 기간 영업이익 84억원에서 적자전환했다.
이런 가운데 코리아세븐의 차입금 규모는 늘고 있다. 코리아세븐의 장·단기차입금은 올해 3분기 기준 376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53.4% 증가했다. 지난해 말 2306억원과 비교해도 63.1% 증가한 수치다.
코리아세븐 관계자는 "지금은 통합이 진행 중인 과정에서 비용과 투자가 발생하는 상황"이라면서 "통합이 완료되면 실적도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차입금 규모도 내년까지 20%로 축소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