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갤러리아(452260)가 국내 독점 판매권을 갖고 전개하던 프랑스 명품 핸드백 '포레르빠쥬'의 운영을 종료했다.

3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한화갤러리아는 지난달 말 서울 압구정 갤러리아 웨스트에서 운영하던 포레르빠쥬 매장을 철수했다.

1717년 프랑스에서 탄생한 포레르빠쥬는 프랑스 황실과 귀족에게 무기류 및 가죽제품을 납품하며 명성을 얻었다. 에르메스, 루이비통, 고야드 보다 긴 역사를 갖고 있다.

한화갤러리아가 2018년 국내 독점 판매권을 획득해 선보였던 프랑스 명품 '포레르빠쥬'의 데일리 배틀 37 백. /갤러리아 블로그

국내에선 지난 2018년 9월 갤러리아가 독점 전개권을 획득하고, 압구정 갤러리아 이스트에 국내 1호점이자 전 세계 7호점을 선보였다. 이어 지난해 2월 갤러리아 웨스트로 매장을 확장 이전해 운영 중이었다.

한화갤러리아 관계자는 "직매입 형태로 해당 브랜드를 운영하다가 계약기간 종료에 따라 브랜드를 철수한 것"이라며 "브랜드 포트폴리오 재정비 차원의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한화갤러리아는 포레르빠쥬와 국내 판권 계약을 체결한 후 이듬해인 2019년 3월 글로벌패션사업부를 신설해 패션사업 경쟁력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작지만 강한 백화점'을 만들기 위해 다른 백화점에는 없는 해외 브랜드 판권을 인수해 독점으로 선보이고, 직매입을 통해 패션 상품을 저가로 매입해 안정적인 수입원을 확대한다는 취지였다.

이탈리아 최고급 수트 브랜드 '스테파노리치'(2008년), 영국 비즈니스 캐주얼 '간트'(2019년), 미국 편집숍 '프레드시갈'(2021년), 미국 럭셔리캐주얼 브랜드 '제임스펄스'(2021년) 등의 국내 판권을 획득했다.

그러나 매장을 크게 늘리진 못했다. 간트의 경우 도입 당시 7개 매장을 열겠다고 밝히고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등 타 유통사에 입점하기도 했으나, 현재는 대전 갤러리아 타임월드점과 신세계 여주프리미엄아울렛 두 곳에 매장을 운영 중이다.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전략본부장이 지난 6월 서울 서초구 강남대로 '파이브가이즈 강남'에서 열린 브랜드 설명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업계 일각에선 한화갤러리아가 신사업으로 내건 식음료(F&B)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비효율 브랜드의 판권 계약을 연장하지 않은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한화갤러리아는 올 초 인적 분할 후 한화가(家) 3남인 김동선 전략본부장 체제를 본격화하고 있다.

김 본부장은 특히 F&B 중심의 신사업을 동시다발적으로 시도 중이다. 지난 6월 미국 3대 버거 중 하나인 '파이브가이즈'를 들여와 2개 매장을 열었고, 와인 사업 확장을 위한 자회사 비노갤러리아를 출범했다. 또 스페인산 프리미엄 이베리코를 활용한 상품도 출시했다.

지난 4월에는 초록뱀미디어가 소유한 신사동 인근 건물 2채를 매입했다. 사측은 이곳을 MZ세대(밀레니얼+Z세대, 1980~2004년생) 고객 유치를 위한 랜드마크 공간으로 신축해 2026년 선보일 예정이다.

그러나 한화갤러리아는 신사업과 브랜드 사업은 관계가 없다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김 본부장은 백화점 사업전략에 관여하고 있으며, 신사업 추진 업무에 비중을 더 두고 있다"면서 "상품 및 패션 부문에서 진행하는 업무는 관여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브랜드 사업에 대해 "제임스펄스의 경우 현재 현대백화점 등 타 백화점에 입점해 있으며 입점 점포를 더 확대할 예정"이라며 "갤러리아만 판권을 가질 수 있는 브랜드 도입을 검토해 나가는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