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7일 스타벅스 이대R점에는 특화 상품(MD) 1인 구매 수량 제한 조치가 내려졌다. 출시 첫날부터 중국인 관광객과 리셀러(되팔이) 등이 길게 줄을 서서 수십 개씩 사재기를 하는 통에 일반 손님들이 구매를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 대학 재학생인 최연(22)씨는 “재학생 커뮤니티에서 디자인이 너무 예쁘다고 대란이 일어서 호기심이 생겨서 처음 구매해봤다”면서 “계속 품절이었는데 구매제한이 생겨서 겨우 하나 샀다”고 말했다.

작년 서머 캐리백 발암물질 논란으로 주춤했던 스타벅스 MD 인기가 특화매장 MD를 중심으로 올라가고 있다. 소비자들 사이에서 품질 논란과 무분별한 대량 생산으로 실추된 이미지를 특화·고급화 전략으로 다시 회복하고 있다.

지난 12일 개장한 스타벅스 더제주송당파크R점에 손님들이 구매를 위해 매장 밖까지 줄을 서 있는 모습./스타벅스코리아 제공

20일 스타벅스코리아(SCK컴퍼니)에 따르면 더(THE)매장과 이대R점 등 특화 매장에서만 구매할 수 있는 전용 MD는 일반 매장 상품보다 2배 가량 높은 판매율을 기록하고 있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더 매장 등 특화매장 상품이 현재 큰 인기를 끌고 있는데 특화 전략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스타벅스코리아는 작년 연이은 논란에 휩쌓였다. 프리퀀시 MD였던 ‘서머 캐리백’에서 발암물질인 폼알데하이드가 검출되면서 대표까지 교체됐다. 품질 논란에 더해, 프리퀀시 중고거래 판매와 신제품의 잦은 출시 등으로 MD 희소성이 떨어지면서 주력 소비층인 MZ세대(1980년~2000년대 생) 사이에서 인기도 떨어졌다.

이에 스타벅스는 새로 부임한 손정현 대표 지휘 아래 올해 전면 쇄신에 나섰다. 손 대표는 특화·고급화 전략으로 실추된 스타벅스 이미지를 회복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를 위해 최상위 매장인 더(The)매장을 연이어 개장하는 등 매장을 세분화하고 동시에 MD의 품질 및 디자인 강화에 나섰다.

현재 스타벅스의 특화매장 형태는 최고 품질의 원두를 사용하는 R점부터 매장을 명소로 만드는 ‘더 매장’, 차량으로 주문이 가능한 DT점, 수익금 일부를 사회 환원하는 커뮤니티스토어점 등 네 가지로 나뉜다. 이에 따라 판매하는 MD도 매장 형태별로 세분화됐다.

특화매장 MD의 경우 매장 특성에 맞는 특이한 디자인과 고품질로 소비자들을 공략하고 있다. 이달 12일 개점한 ‘더제주송당파크R점’의 경우 제주 돌에서 콘셉트를 따온 머그컵과 텀블러를 판매하는 식이다. 희소성을 강화해 예전 ‘별다방’ 시절의 감성을 회복하려는 시도다. 시장 반응도 뜨겁다. 현재 스타벅스 전체 MD 판매순위 1위부터 5위까지가 모두 ‘더제주송당파크R’ 지점의 특화 MD다.

전문가들은 스타벅스의 이런 특화 전략이 소비 주도층으로 부상한 MZ세대(1980~2020년대 출생)에 주효했다고 분석했다.

김성수 대중문화 평론가는 “MZ세대는 충분한 경제력이 제공되지 않은 상태에서 자기를 적극적으로 표현하고 싶어하다보니 동일한 가격과 조건 내에서 한정판, 특화된 상품과 공간을 본인의 개성을 보여주는 매우 유용한 표현 수단이라고 본다”라면서 “특화 마케팅은 타인과의 차별화 욕구를 다양하게 자극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