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의민족과 요기요, 쿠팡이츠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3사의 출혈경쟁이 심화하면서 배달앱 순위에도 변화가 생기고 있다. 3위 쿠팡이츠가 멤버십 무제한 할인으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면서 2위 요기요와의 격차를 줄이고 있다.

12일 데이터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 집계 결과 9월 쿠팡이츠 월간활성이용자 수(MAU)는 425만6461명으로 전월 대비 4.6% 증가했다. 지난 3월 298만 명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43% 늘어난 수치다. 3월 이후 여섯 달 연속 사용자가 늘면서 128만명이 유입됐다.

서울 시내의 한 교차로를 지나는 오토바이 모습들./연합뉴스

반면 배달의민족의 지난달 MAU는 1954만4544명으로 전월 대비 3.1%, 요기요는 587만8642명으로 12.3% 감소했다. 작년과 비교해도 배민과 요기요는 MAU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 10.4% 감소했고, 쿠팡이츠만 14.9% 증가했다.

그래픽=정서희

2위 요기요 이용자 수 이탈이 거세지면서 3위 쿠팡이츠와의 격차도 크게 줄었다. 지난달 기준 요기요와 쿠팡이츠 MAU 차이는 162만2181명이다. 지난해 양사 간 격차는 285만4310명에 달했다.

지난달 기준 배민의 점유율은 65%, 요기요는 20%, 쿠팡이츠는 15% 수준인데, 업계에서는 쿠팡이츠 약진이 지속되면 조만간 업계 2위 자리가 바뀔 수 있다고 전망한다.

쿠팡이츠의 선전 배경에는 ‘와우회원’ 혜택이 작용했다. 쿠팡이츠는 올해 상반기부터 쿠팡 유료 멤버십 ‘와우회원’ 혜택을 배달앱 쿠팡이츠까지 확대했다. ‘와우할인 적용 매장’에서 음식을 주문하면 무제한 10% 할인 혜택을 적용하는 식이다. 쿠팡이츠 점유율은 지난해 17.5%에서 올해 초 10.9%까지 떨어졌는데, 이를 회복하기 위해 꺼낸 카드다.

반면 요기요는 지난 5월 월(月) 9900원 배달 구독 서비스 요기패스X를 내놨지만 시장의 반응이 좋지 않은 상황이다. 요기패스가 높은 최소 주문 금액과 쿠폰 중복 적용 불가 등의 옵션 때문에 가격 대비 쓸모가 없다는 불만이 일부 소비자들 사이에서 나왔다.

쿠팡이츠가 파격적인 혜택으로 소비자들을 유인하면서 위협감을 느낀 1위 배민도 10% 중복 할인 쿠폰을 뿌리는 등 이에 대응하고 있다. 아울러 지난달 각각 선착순 1만원 쿠폰, 2만원 쿠폰 뿌리기 이벤트를 하는 등 경쟁이 격화하고 있다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이들의 9월 마케팅 비용만 수백억원이 들었을 것이라 평가한다.

이는 결국 배달앱 시장에서 점유율을 늘리기 위한 경쟁이다. 플랫폼 점유율이 높아질수록 천문학적인 수익이 뒤따르니 이를 위해 출혈경쟁도 불사하겠다는 것이다. 배달의민족은 지난해 4241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는데,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한 끝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업계는 이들 배달앱 출혈경쟁이 장기화될 수 있다고 전망한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배민을 운영하는 딜리버리히어로와 쿠팡이츠의 쿠팡 모두 다 자본력이 되고, 최근 실적이 매우 잘나오는 회사이니 서로 출혈경쟁임을 알아도 소비자를 끌기 위해 계속할 수 밖에 없다. 플랫폼을 지배하는 순간 막대한 수익이 따라온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라면서 “배민이 가장 의식하는 것이 쿠팡인데 본격적인 싸움이 시작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