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똑같은 피부는 없습니다. 이런 피부 데이터를 100만개 집약했어요. 여기에 기술력을 접목해 AI 분석을 합니다. 그러면 내 피부에 꼭 필요한 성분이 뭔지 나오고, 화장품 질감(텍스처)이 어때야 하는지 해결방안이 나와요. 이 기술이 우리의 핵심입니다.”

21일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이날은 서울특별시가 주최·주관하는 2023 서울뷰티위크 첫 날이었다. 이날 서울뷰티위크에서는 뷰티의 미래와 현재 뷰티업계 분위기(트렌드) 등에 대한 강연이 열렸다.

21일 오전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2023 서울뷰티위크'를 찾은 관람객들이 전시를 둘러보고 있다. /방재혁 기자

이날 강연자로 나선 이영진 아모레퍼시픽 넥스트뷰티 디비전 상무는 ‘케이뷰티(K-Beauty)를 넘어서, 새로운 아름다움(New Beauty)을 향하여’라는 주제로 강연하며 아모레퍼시픽이 내놓은 맞춤형 화장품 ‘커스텀미’를 집중 소개했다.

커스텀미는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나만을 위한 화장품 브랜드다. 스마트폰 카메라로 얼굴을 촬영하면 인공지능(AI) 기술로 주름, 색소 침착, 모공, 홍반(민감도) 등 4가지 피부상태를 분석한다. 평소 피부 고민, 생활 양식, 취향에 관한 설문을 마치면 나만을 위한 호장품이 나오는데, 조합에 따른 화장품 가짓 수가 총 1만8400여개에 이른다.

이영진 상무는 AI기반 맞춤형 메이크업 조제 기술도 소개했다. 이 상무는 “파운데이션·쿠션의 2가지 제품 유형과 세미매트·글로우의 2가지 텍스처, 30단계의 명도와 5단계의 언더톤으로 총 150컬러의 쉐이드(음영)까지 총 600개의 선택지를 제공한다”며 “올해 말까지 딥쉐이드(진한 음영)를 추가해 총 200컬러 쉐이드로 컬러를 확장해 80억 모든 인류에게 서비스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이는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이 그리는 회사의 신성장 동력이기도 하다. 초개인화 추세를 화장품에 접목했다. 서 회장은 2022년 신년사에서 “단순한 분석을 넘어 고객의 생각을 온전히 이해하고 기민하게 반응해 강한 브랜드를 만들자”고 말한 바 있다.

21일 오전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2023 서울뷰티위크'를 찾은 관람객들이 전시를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신민영 ICON.AI 대표이사는 ‘AI와 뷰티가 만나다(AI meets Beauty)’를 주제로 강연하며 AI와 접목한 뷰티산업에 대해 설명했다. ICON.AI는 인공지능(AI) 디바이스 전문 제작기업으로 아마존 알렉사의 국내 유일한 시스템 파트너사다. 이를 기반으로 지난 CES(국제전자제품박람회) 2020에서 거울에 알렉사를 탑재한 ‘스마트 미러’를 세계 최초로 선보여 총 6개의 CES 혁신상을 수상했다.

신 대표이사는 “뷰티테크 산업은 이미 시작됐다. 세계 최대 화장품 회사로 알려진 로레알의 경우 파트너사로 스타트업들과 다양한 협업을 하고 있다”며 “뷰티 쪽에 AI가 적용된 사례가 많지 않아 기회도 많다”고 말했다.

앞서 로레알은 올해 초 세계 최초로 디지털 기반의 일회용 타투 프린팅 디바이스를 선보인 국내 스타트업 프링커코리아에 투자했고, 협업을 통해 전문가 수준의 눈썹 문신을 구현해주는 최초 가정용 눈썹 프린팅 디바이스 ‘로레알 브로우 매직’을 CES 2023에서 공개한 바 있다.

서귀생 컬리 상품본부장은 ‘뷰티컬리 성과 및 뷰티컬리가 보는 2024년 온라인 플랫폼 트렌드’를 주제로 강연했다. 서 본부장은 “컬리는 처음부터 뷰티를 염두해 둔 것은 아니었다. 식품이 어느 정도 사이즈와 볼륨이 나오는 상황에서 어떤 서비스를 더 제공하고 어떤 상품을 전달해야 고객 만족도를 높이고 비즈니스를 확장할 수 있는지 고민했다”며 “컬리의 주요 고객층이 3040으로 약 70%를 차지하는데 20대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해서 어떤 상품이 적절할까 고민했고 뷰티컬리를 시작하게 됐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21일부터 오는 24일까지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첨단 기술과 산업계 트렌드를 한눈에 볼 수 있는 '2023 서울뷰티위크-더 라이프스타일 서울(The Lifestyle Seoul)'을 연다. 이날 열린 개막식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이 영상을 통해 환영사를 하고 있다./뉴스1

이날 개막식에는 이상목 아모레퍼시픽그룹 대표를 포함해 사무엘 뒤 리테일 로레알코리아 대표이사, 최현규 한국콜마 대표이사, 배진형 토니모리 상무, 이승민 어뮤지 대표이사 등이 참석했다.

개막식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번 서울뷰티위크에서는 우리 산업의 확장 가능성을 세계에 알리기 위해 뷰티테크와 푸드테크 등 서울의 첨단 라이프 스타일을 함께 소개하고자 한다”며 “아울러 서울뷰티위크를 세계적인 브랜드로 성장시키기 위해 2025년에는 마곡, 2030년에는 잠실에 국제 박람회를 개최할 수 있는 컨벤션 인프라도 대폭 확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참여기업들은 DDP 아트홀에서 체험부스를 운영한다. DDP어울림 광장에서는 푸드테크 및 시민체험 이벤트가 열렸다. 기업 부스를 방문하면 각종 화장품 시연과 핸드크림 만들기 등 체험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