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20일(현지시각) 김상현 롯데 유통군 HQ 총괄대표 부회장(롯데쇼핑 대표이사)은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이하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기자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김 부회장은 "우리의 모든 역량을 헌신적으로 쏟아부었다"라며 "서울 잠실처럼 베트남에 처음으로 복합단지 개념의 쇼핑몰을 선보였다. 호텔과 아쿠아리움, 마트, 백화점을 모아 통합적인 시너지를 꾀했다"고 설명했다.

20일(현지 시각)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는 김상현 롯데 유통군 HQ 총괄대표 부회장. /김은영 기자

롯데몰 웨스트레이크는 롯데쇼핑(023530)이 베트남 하노이 서호(西湖, West Lake) 인근에 선보이는 초대형 상업 복합단지로 두 달간의 시범 운영 기간을 거쳐 오는 22일 정식 개장한다.

영업면적 35만4000㎡(약 10만7000평) 규모로 쇼핑몰과 마트, 호텔, 아쿠아리움, 영화관 등 롯데그룹의 다양한 콘텐츠를 한데 모았다. 마치 롯데쇼핑이 서울 송파구 잠실 석촌호수 인근에 조성한 롯데월드몰을 연상케 한다.

하노이 상권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브랜드가 53개로, 전체 매장의 40%를 상권 최초 브랜드로 구성했다. 또 현지 쇼핑몰로는 유일하게 자라, 유니클로, 무인양품 등 글로벌 제조·직매형 의류(SPA) 브랜드를 동시에 입점하고, 22개의 글로벌 화장품 브랜드를 부티크 형태로 선보였다.

K 콘텐츠 인기를 반영해 'K-푸드 존'을 만들고 한국 패션 브랜드 매장을 다수 입점시킨 것도 특징이다. 시범 운영 기간 패션, 뷰티, 식음료(F&B) 등 36개 한국 브랜드 중 6개가 매출 상위 10개 브랜드에 이름을 올렸다.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 전경. /롯데쇼핑 제공

롯데몰 웨스트레이크는 쇼핑과 휴식, 문화 체험을 즐기는 공간으로 호응을 얻고 있다. 지난 7월 선 개장(프리 오픈) 이후 현재까지 쇼핑몰을 찾은 누적 방문객은 200만 명에 달한다. 하루 평균 3만 명이 방문한 것으로, 주말에는 5만 명의 고객이 찾고 있다.

하노이 인구가 약 840만 명인 점을 고려하면, 하노이 시민 5명 중 1명이 방문한 셈이다. 방문 인원의 절반 이상은 35세 미만이다.

쇼핑몰 외에 이달 8일 문을 연 롯데마트는 개점 3일간 하루 평균 2만 명이 넘는 고객이 방문했고, 아쿠아리움은 9월 초 베트남 독립기념일 연휴 기간(9월 1일~4일) 하루 평균 1만여 명이 찾았다.

롯데 측은 올해 쇼핑몰 매출이 한화로 800억원을 기록하고, 내년에는 2000억원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쇼핑은 베트남 최초의 백화점인 호치민 다이아몬드 플라자를 인수하며 현지 시장에 진출했다. 현재 백화점 3개, 마트 15개를 운영 중이다.

롯데가 베트남에 주목하는 이유는 성장 잠재력이 크기 때문이다. 베트남은 전체 인구가 1억 명에 육박하며, 평균 연령은 32세다. 또 연평균 7%대에 이르는 높은 경제성장률로 구매력이 높은 중산층 비중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백화점의 경우 5년 내 2개 점포를 추가 출점한다는 계획이다. 웨스트레이크와 같이 복합단지 형태이거나 기존에 베트남에 없던 새로운 업태를 선보이는 걸 검토 중이다. 이외에 에코스마트시티에도 롯데의 역량을 집결한 대형 복합 단지를 개발 중이다.

20일(현지 시각)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는 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 /김은영 기자

이는 롯데쇼핑이 지난 19일 발표한 '2026년 매출 17조원·영업이익 1조원 달성'이라는 중장기 실적 목표 달성을 위한 핵심 전략의 일환이기도 하다. 롯데쇼핑은 향후 동남아를 중심으로 해외 사업을 확장해 '동남아 프리미엄 쇼핑 1번지'로서 롯데 브랜드를 포지셔닝해 나갈 방침이다.

이날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이사는 "그동안 중국, 인도네시아 등 해외사업을 진행했는데, 웨스트레이크 프로젝트를 기점으로 베트남, 캄보디아, 라오스 등 성장성 있는 시장에서 롯데를 프리미엄 브랜드로 포지셔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 대표는 "이번을 계기로 쇼핑몰뿐만 아니라 마트, 아쿠아리움, 시네마까지 롯데그룹이 가진 콘텐츠를 복합몰로 진행하겠다"라며 "장기적으로는 롯데건설이 가진 주택사업까지 포함해 자산개발 형태로 동남아 시장에 진출하는 교두보를 만드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