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백화점이 명절 선물 특설매장을 열고 본 판매에 돌입한 11일 서울 중구 신세계백화점 본점에서 시민들이 선물세트 구매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영란법 개정으로 선물 가능한 가격 상한이 기존 20만원에서 30만원으로 상향되면서 백화점 고가 추석 선물세트 사전예약 매출이 급증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달 18일부터 이달 10일까지 진행된 추석 선물세트 예약판매에서 20~30만원대 선물세트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1% 늘었다고 12일 밝혔다. 30만원 이상 선물세트 매출은 61% 증가했다.

신세계백화점도 같은 기간 추석 선물세트 예약판매를 진행한 결과 20~30만원대 선물세트 매출이 전년 대비 89% 늘었다. 30만원을 초과하는 선물세트 매출도 51%가량 증가했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선물 대상이 누군지 파악하고 판매하는 게 아니라 섣불리 해석하긴 어렵지만, 백화점 선물세트의 중심 가격대가 20~30만원대, 30만원대 이상인 것을 감안하면 김영란법 완화 영향이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 역시 지난달 18일부터 이달 7일까지 진행된 추석 선물세트 예약판매 매출이 전년 대비 60%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품목별로는 전통적으로 인기가 높은 축산 매출이 30%가량 증가했고, 수산 선물세트 매출이 160% 이상 신장했다. 또 사전 예약판매 매출의 절반을 차지하는 건강 선물세트 매출이 120% 늘었고, 한과 선물세트와 전통 식품 선물세트는 매출이 각각 95%, 175% 증가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주요 카테고리별 프리미엄 선물세트와 고객의 취향을 고려한 차별화 상품의 물량을 늘리는 한편, 최근 김영란법 시행령 개정안에 따라 20~30만원대 선물세트를 확대한 것이 주요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국민권익위원회는 지난달 29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선물 가액 범위 등을 조정하는 내용의 부정 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 시행령 개정안을 의결했고 다음 날부터 공포·시행됐다.

백화점들은 올해 추석 선물세트 판매가 역대급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보고 본판매 기간에도 20~30만원대 선물세트를 중심으로 물량을 확대할 방침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친환경 한우와 신품종 이색 청과 등 트렌드를 겨냥한 차별화된 프리미엄급 선물세트로 정성스런 선물을 보내고자 하는 고객 잡기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한편, 초고가 선물세트도 주목받고 있다. 올해 업계 최고가 선물세트는 롯데백화점이 내놓은 프랑스 최고급 와인 샤토 페트뤼스(Petrus) 세트였다. 2001년부터 2018년까지 매년 한 병씩 각기 다른 18병을 한 세트로 준비했다. 가격은 3억2900만원으로, 아직 판매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