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오전 11시 서울역에 위치한 롯데마트 서울역점. 장을 보기 위해 마트를 돌아다니는 사람 중에 다수의 외국인이 눈에 띄었다. 계산대에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국산 과자, 라면 등 식료품으로 가득 채운 카트들이 늘어서 있었다.
한 중국인 관광객이 캐리어를 끌고 매장 안으로 들어가려 하자 고객센터 직원이 다가와 물품 보관소로 안내했다. 물품 보관소에는 한국어, 영어, 일본어, 중국어 등 4개 국어 서비스를 지원하는 자동화기기가 설치돼 있었다. 물품보관소 옆에서는 일본인 관광객이 무인 환급기를 이용하고 있었다.
서울역점은 롯데마트 점포 중 외국인 고객 비중이 가장 높아 다양한 외국인 관광객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특화 매장이다. 매장 안으로 들어가니 서울역점이 신설한 ‘Must-Haves of Korea : K-Food(K-푸드)’라는 이름을 단 20m 길이의 판매대에서 일본인 관광객 일행과 중국인 관광객 일행이 각각 진열된 라면과 과자를 둘러보고 있었다.
부부 동반 여행 중이라는 한 독일인 남성은 “관광객을 위한 특화 매장이라는 설명을 듣고 매장을 다시 보게 됐다”며 “확실히 외국인에게 친화적이면서도 한국만의 물품, 식료품 등이 다양하게 진열돼 있다”고 말했다.
이 남성은 “특히 외국인을 위한 K-푸드 코너가 따로 있는 것이 신기하다”며 “K-푸드 코너에서 김, 라면 등을 구입했고, 귀국해서 독일 가족들에게 선물할 예정”이라고 했다.
특화 매장엔 안내문과 품목 등에도 각각 4개 국어가 적혀있었다. 라면 등 인기 품목에 달린 간단한 소개글도 4개 국어로 표기됐다.
멕시코에서 온 관광객 알바로(29)씨는 “코너마다 영어가 표기돼 있어 K-푸드 코너 외에도 들를 곳이 많았고, 품목마다 소개 글이 적혀 있어 원하는 물건을 찾기가 수월했다”고 했다. 알바로씨는 국산 맥주와 마른안주류를 카트에서 꺼내 보이며 마트에 방문할 때마다 구매한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외국인 관광객뿐만 아니라 국내 고객도 K-푸드 코너를 이용하고 있었다. 대구에서 여행을 왔다는 홍모(32)씨는 “처음 매장에 들어왔을 때 외국인이 많아 신기했다”며 “K-푸드라고 적혀 있어 흥미로웠는데 마침 좋아하는 과자가 이 코너에 몰려 있어서 대부분 여기서 구매했다”고 했다. 홍씨의 카트에는 K-푸드 코너에 진열된 과자와 콤부차가 가득했다.
K-푸드 코너 외에 라면, 과자 진열대에도 40여 명의 고객이 몰렸다. 한 중국인은 라면 진열대 앞에 중국어로 적힌 소개 글을 유심히 읽어보고 있었다. 김, 견과류, 가공식품 진열대에도 10여 명의 고객이 장을 보고 있었다. 특히 김 진열대에서는 중국인 관광객 일행 3명이 각각 다른 브랜드의 김을 바구니에 담았다.
고객센터에서는 외국인의 캐리어와 가방 등 물품 보관 서비스를 제공하고 구매한 상품을 편리하게 정리할 수 있도록 외국인 캐리어 전용 정리대를 설치해 공항열차 탑승 전까지 주변 관광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사후면세 환급의 편의성을 위한 외화환전기기 2대와 무인 환급기 1대도 운영 중이다. 구매한 상품을 현지로 바로 배송하는 국제택배 서비스도 제공한다. 다만, 주 3회(월, 금, 토) 운영이어서 이날은 운영하지 않았다.
한편 롯데마트는 서울역점을 오는 14일 제타플렉스(ZETTAPLEX)로 재단장해 개장할 예정이다. 제타플렉스는 롯데마트가 ‘당신이 원하는 것은 다 있다’는 콘셉트에 맞춰 오프라인 매장의 강점으로 꼽히는 와인, 리빙, 반려동물, 식료품 등의 구색을 강화한 전문 매장이다.
앞서 롯데마트는 지난 2021년 12월 잠실점을 제타플렉스 1호점으로 개편했고, 제타플렉스 2호점 리뉴얼 대상을 서울역점으로 결정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제타플렉스 리뉴얼을 준비 중이라 외국인 관광객 특화 매장 전환 후 매출 변화를 산출하기 어려운 실정”이라며 “현장에서는 인기 상품들을 모아서 진열하고 여러 서비스들을 제공하다 보니 외국인 고객들이 많이 몰리는 현상이 있다고 한다. 정확한 수치 비교는 어렵지만 확실히 긍정적인 효과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