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집에서 머무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집에서 사용하는 가전·가구 등의 위생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대형 가전·가구를 구석구석 청소하고 싶어도, 손이 닿는 데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오염을 직접 확인하고 청소를 하고자 해도 전용 기구가 없거나, 많은 노력이 들어간다는 점 때문에 쉽사리 마음 먹기도 어렵다.
지난달 23일 롯데하이마트 청량리점 ‘홈 토탈 케어 센터’를 찾았다. 세탁기, 매트리스, 식기세척기, 에어컨, 스타일러 등 12종의 집에서 혼자 관리하기 어려운 가전·가구를 청소해주는 서비스였다. ‘하이마트에서 산 것만 가능한 건가’했는데 그렇지 않았다. 가전을 사지 않아도 이용할 수 있었다.
늘 신경쓰이던 부모님 집의 14년 된 세탁기가 떠올랐다. 집안의 빨래를 책임져 왔던 그 세탁기는 오랜 기간 그 자리에 있었지만, 분해를 해서 청소한 적은 없었다. 오랫동안 써온 세탁기의 찌든 때에 더해 매일 사용하는 매트리스의 먼지도 확인하고 싶었다.
청량리점은 전북 익산점과 함께 홈 토탈 케어 서비스 전용 상담 창구 ‘홈 만능해결 센터’가 올해 4월 처음으로 설치된 곳이다. 이후 9개 점에 전용 상담 창구를 개설했다.
가전 양판점인 롯데하이마트(071840)가 이 같은 서비스를 시작한 것은 고객의 매장 방문 빈도를 높이기 위해서다.
가전제품은 구매 주기가 길다. 롯데하이마트의 연간 1인당 가전 구매횟수는 1.7회로 3회 이상인 해외 가전양판점보다 적은 편이다.
롯데하이마트는 이 서비스로 상품 구매 후부터 발생하는 다양한 과정에서 필수적으로 동반되는 수리, 클리닝 등의 수요를 흡수해 하이마트를 보다 더 자주 찾도록 하겠다는 목표다.
홈 토탈 케어 서비스는 청소 뿐 아니라 수리·클리닝·이전설치·보증보험 등을 취급한다. 롯데하이마트의 협력 업체인 케이클린의 전문 인력들인 CS마스터가 집으로 방문한다.
롯데하이마트는 이러한 서비스를 한 군데서 상담받을 수 있는 홈 만능센터를 올해 설치해 고객들의 접근성을 높였다.
상담은 매장 내 상주하는 홈케어센터장이 해줬다. ▲오염 발생 원인 ▲소요 시간 ▲진행 과정 ▲서비스 후 고장시 보증 사항 등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이후 보유하고 있는 세탁기 모델이 청소 서비스 시공이 가능한 환경인지 확인받았고, 가격도 안내받았다. 총 상담 시간은 15분.
분해 후 청소 및 재조립으로 인한 고장에 대한 염려가 있었는데, 수리와 보증에 대한 안내도 받았다. 롯데하이마트 클리닝은 서비스가 불량할 경우 서비스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재시공을 받을 수 있고, 나아가 고장이 나면 수리가 가능하면 무상 수리, 수리가 불가능하면 현재 시세의 중고가액을 변상한다. 고장 보증 기간은 서비스일로부터 3개월이다.
◇세탁기 해체만 40분…전면 분해해서 고압 세척
예약 후 2영업일 후인 25일, 서비스 담당 기사로부터 전화가 왔다. 서비스 시간을 조율하고 예약했다. 예약한 1일 오후 2시가 되자 청소 도구를 한아름 들고 기사 두명이 집을 찾았다.
이날 서비스를 받은 대상은 구매한 지 14년 된 세탁기와 2년 된 퀸 사이즈 매트리스였다. 세탁기를 분해해 부속품을 고압수로 청소하고, 매트리스의 오염 물질을 전용 청소기로 빨아들이고 소독하는 서비스였다.
세탁기 클리닝 서비스 순서는 ▲세탁기 분해 ▲세탁조 오염 확인 ▲세탁조 고압세척 ▲내부 고압 세척 ▲스팀 및 자외선 살균 ▲피톤치드 분사 ▲외부청소 ▲작동상태 확인 등의 과정을 거쳤다. 비용은 일반적인 드럼세탁기는 15만1000원. 일반 통돌이 세탁기는 9만7000원이다.
가장 먼저 진행하는 것은 기존 상태를 확인하는 작업이다. 청소 서비스 시공이 가능한지, 그리고 미리 제품의 불량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서다. CS마스터는 10분간 헹굼과 탈수 모드로 세탁기를 돌렸다. 집에 있던 세탁기는 구매한지 10여년이 훌쩍 넘은 오래된 세탁기였다. 이사도 다니지 않아 한 자리에 오랫동안 고정돼 있었다.
이날 시공을 맡았던 김수호 롯데하이마트 CS마스터는 “10년 이상 된 모델인데다, 한 자리에 오랫동안 두면 바닥과 붙어버리기 때문에 분해해서 청소하고 다시 조립하면 진동이 심할 수 있다”고 안내했다.
좁은 세탁실에서 나와 거실에서 기다리자 드릴 소리가 ‘드드드득’ 하고 격하게 나기 시작했다. 그는 분해한 부속품을 주방 바닥에 비닐을 깔고 그 위에 차곡차곡 올려놓기 시작했다. 분해에 걸린 시간만 꼬박 40분. 세탁물을 담는 ‘세탁조’와 세탁조를 감싸는 인튜브, 아웃튜브, 세제를 넣는 서랍 등이 모두 분해돼 눈 앞에 펼쳐졌다.
세탁기 부속품을 본 것도 처음이거니와, 그 안에 구석구석 검게 쌓인 물때도 처음 보는 것이었다. 해체된 부품은 CS마스터가 화장실로 가지고 가서 친환경세제로 불렸다.
CS마스터는 화장실 샤워 호스에 고압 세척 도구를 연결해 불려진 세탁기 부속품들을 세척하기 시작했다. 작업 전에 물튀김을 최소화하기 위해 화장실 거울면 쪽으로 비닐을 깔아놓는 섬세함도 보였다. 약 20분의 고압 세척 이후 물때가 사라진 부속품들이 다시 세탁실로 옮겨졌다.
◇매트리스 8개 면 15㎝ 속까지 먼지 빨아들여…필터 회색돼
30분 간 CS마스터는 투박한 소리와 함께 세탁기 재조립을 마쳤다. 조립을 마친 후 그는 10분간 탈수, 헹굼 모드로 세탁기를 돌렸다. 물이 새는지, 오작동하는 부분은 없는지 등을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UV 살균기로 외관을 소독하고, 피톤치드 항균 작업까지 거쳐 작업은 마무리됐다.
CS마스터는 시공을 하면서 세탁기 관리법 등에 대해 알려주기도 했다. 김 CS마스터는 “세탁기는 무엇보다 사용하고 말리는 게 중요하니 사용 후엔 열어두고 건조 기능을 꼭 사용하라”며 “세탁기 문 튜브가 곰팡이가 시작되는 지점이니, 물티슈를 두고 세탁을 마칠 때마다 튜브를 닦고 분해 청소는 4~5년에 한번씩 하라”고 권했다.
이날 동시에 진행된 매트리스 청소 서비스는 약 30분만에 끝났다. 매트리스 전용 청소 기구로 침대의 앞, 뒤, 옆 등 8개 면을 모두 빨아들인다. 이 기구는 15㎝ 안 쪽에 있는 먼지까지 빨아들일 수 있다. CS마스터는 침대를 각 방향으로 뒤집어가며 청소기로 먼지를 제거했다. 흰색이던 필터에는 청소를 마치자 회색빛 때가 껴있었다.
이후 빛을 뿜어내는 UV 살균기로 침대 구석구석을 훑었고, 소화기처럼 생긴 피톤치드 항균 처리 기계로 흰 연기를 뿜어내며 마무리 작업을 했다. 침대 프레임에 쌓인 먼지도 극세사 타올로 닦아냈다.
청소를 마친 그는 “사람은 자다보면 몸에서 500~600㎖의 땀이 나고, 이는 매트리스에 달라붙어서 집먼지 진드기, 각질과 함께 매트리스가 누래지고 곰팡이가 생기는 원인이 된다”며 “아침에 침대에 있는 먼지를 털어주면서 드라이기로 뜨거운 바람으로 말려주는 게 쾌적한 매트리스 관리에 좋다”고 조언했다.
시공 작업은 전반적으로 만족스러웠다. 혼자서는 하기 어려운 대형 가전·가구를 청소해준다는 점과, 롯데하이마트에서 시공 후 고장을 보증한다는 안내로 인해 안심이 됐다. 시공 전 과정을 지켜보면서 관리 팁을 얻을 수 있었던 점도 좋았다. 다만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점은 유념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