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더현대서울 1층, 루이비통 부티크 공사를 위한 가벽이 세워졌다. /김은영 기자

현대백화점(069960)이 서울 여의도 더현대서울의 루이비통 입점을 위한 공사를 시작했다.

1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더현대서울은 휴무일인 전날 1층에 가벽을 세우고 루이비통 부티크 개설을 위한 공사를 시작했다. 루이비통 매장이 들어설 곳은 인공 폭포 ‘워터폴 가든’ 인근으로, 앞서 샤넬, 셀린느 등의 명품 팝업스토어(임시 매장)가 운영되던 공간이다. 이르면 올해 말 매장을 열 것으로 보인다.

회사 측은 MZ세대(1980년대~2000년대 출생)의 성지로 부상한 더현대서울이 3대 명품 중 하나인 루이비통을 입점시킴으로써 ‘영 앤 럭셔리(Young & Luxury)’ 백화점으로 거듭나리라 기대하고 있다.

더현대서울의 루이비통 유치는 업계에선 이미 예견돼 왔다. 지난해 8월 현대백화점 목동점 루이비통 매장이 폐점하면서, 더현대서울로 매장을 이전하려는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올해 3월 방한한 베르나르 아르노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회장이 현대백화점 판교점을 방문했을 땐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에 직접 응대에 나서는 모습을 보여 양사의 협상이 긍정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해석이 나왔다.

2021년 2월 출범한 더현대서울은 공간의 절반 이상을 휴식 및 체험 공간으로 구성하고, 젊은 고객들이 좋아할 만한 온라인 브랜드와 팝업스토어(임시 매장)를 대거 유치해 MZ세대를 다시 백화점으로 불러 모았다는 평을 얻었다.

그 결과 개점 1년 만에 매출 8000억원을 돌파했고, 개점 2년 차인 지난해엔 매출 9509억원을 기록했다. 올해는 매출이 전년보다 16% 늘어난 1조1000억원으로 신세계(004170)백화점 대구점이 세운 최단기간(4년 11개월) 1조원 매출 기록을 경신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더현대서울은 압구정본점과 무역센터점, 판교점에 이어 현대백화점의 네 번째 매출 1조 점포가 된다.

올해 연매출 1조원 돌파가 확실시되고 있지만, 업계에선 더현대서울이 지속 성장하기 위해선 이른바 ‘에루샤(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라 불리는 3대 명품 유치가 필수라는 목소리가 나왔다.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으로 해외여행이 늘고 고금리와 고물가로 인해 백화점 업황이 점진적으로 약화하는 만큼 확실한 성장을 보장하는 하이엔드(High-End·최고급) 명품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현대백화점은 이번 루이비통 입점을 하이엔드 명품 라인업을 강화하는 신호탄으로 보고 있다. 앞으로 글로벌 명품 브랜드를 지속 유치해 더현대서울이 지닌 트렌드에 앞서는 ‘MZ세대의 성지’ 이미지에 더해 명품 트렌드를 선도하는 ‘럭셔리 백화점’으로 진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일각에선 더현대서울의 젊은 이미지가 루이비통 유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거란 평가도 나온다. 최근 명품 브랜드들이 트렌드를 주도하는 MZ세대를 잡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는 만큼, 매출의 55%가 20~30대 고객에게서 나오는 더현대서울의 영향력을 높이 평가했을 거란 해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