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의 자체브랜드(PB) 상품 전담 자회사 씨피엘비(CPLB)가 아마존 출신을 잇달아 수장에 선임했다.
고물가와 경기 침체 지속으로 PB 상품의 인기가 치솟은데 따른 경쟁력 강화 차원이다.
1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CPLB는 이달 초 아마존 출신의 산디판 차크라보티 시니어 디렉터, 카이루 유 시니어 디렉터를 각각 신임 대표에 선임했다. 아마존의 PB 담당 임원 출신으로 CPLB 초대 대표를 맡았던 미넷 벨린건 스톤만 대표가 물러난 지 약 2개월 만이다.
1978년생인 차크라보티 신임 대표는 아마존에서 상품 개발·품질 관리 총괄을 역임한 PB 전문가로 알려졌다. 쿠팡에는 2018년 합류해 PL 사업부에서 상품 개발을 총괄해왔다. 유 신임 대표는 월마트와 아마존에서 조달 부문을 담당한 상품 컴플라이언스 전문가로 파악됐다.
CPLB가 PB 상품 개발과 상품 품질 관리를 담당하는 2인 신임 대표를 선임, ‘아마존식 PB 확장’을 본격화했다는 분석이다.
아마존은 ‘아마존 에센셜’, ‘아마존 베이직스’ 외 PB 브랜드를 최근 90여개까지 확장, PB에서만 연간 약 4조원 매출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쿠팡에 따르면 2020년 7월 쿠팡 PL사업부에서 별도 법인으로 분리 설립된 CPLB는 현재 생활용품, 간편식, 가전, 패션 등에서 총 29개의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설립 첫해 16개 브랜드로 1331억원이었던 매출은 2021년 1조569억원, 작년 1조3570억원으로 늘었다.
쿠팡이 CJ제일제당(097950) 등 제조사와 납품가 갈등을 겪고 있는 것도 이번 PB 상품 강화에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갈등이 햇반 등 제품 공급 중단으로 이어지자, PB 상품이 대체재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실제 쿠팡의 PB 즉석밥 매출은 지난 5월까지 100% 늘기도 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PB는 중간 유통 과정이 없어 가격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것은 물론 제품 경쟁력으로 ‘규모의 경제’를 달성한다면 수익성 개선 효과도 거둘 수 있다”면서 “쿠팡은 그동안에도 분야별 각자 대표를 선임하는 방식으로 PB 사업을 확장해 왔다”고 말했다.
한편 CPLB의 이번 2인 대표 선임으로 현시점 기준 5인 대표 체제를 이루게 됐다. 인사·노무를 맡고 있는 피셔 피터 제임스 대표 외에 태경케미컬 출신인 임윤택 대표가 생산운영 부문을 담당하고 있다. 지난해 2월에는 한국화이자제약 출신 전유원 대표가 선임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