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가 12년 만에 역성장 고리를 끊었다. 이제훈 홈플러스 사장이 추진한 체질 개선 전략이 통했다는 평가다.
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2022 회계연도(2022년 3월 1일~2023년 2월 28일) 매출이 6조 600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99억원(약 1.9%) 증가했다. 영업손실은 2602억원으로 전년(1266억원) 대비 적자 폭이 커졌다.
이 기간 차입금은 전년 대비 1381억원 줄어든 1조2968억원을 기록했다.
회사 측은 체질 개선을 위해 시도한 ‘선택과 집중’ 전략이 통했다고 밝혔다. 전년과 비교해 매장 수가 2개 줄고, 주요 점포를 식품 전문 매장인 ‘홈플러스 메가푸드마켓’으로 재단장(리뉴얼)하는 동안 주요 매장들이 정상영업을 하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뤄낸 성과로, 내부적으로는 실질적인 실적 개선을 위한 기반을 구축한 것이란 설명이다. 동일 매장 기준 매출 증가율도 상승세로 반등했다.
다만 투자 비용 증가로 인해 적자 폭은 커졌다. 홈플러스는 지난해 메가푸드마켓 개편에 1000억원, 온라인 배송 확대에 500억원, 25주년 기념 TV 광고비 200억원 등 총 1900억원 정도를 체질 개선을 위해 투입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유통업계에서 매출은 이익의 선행지수로 인식된다는 점에서 볼 때, 이번 매출 성장으로 향후 이익 개선에 대한 기대가 높아졌다”라며 “올해 1분기(3~5월) 매출이 전년 대비 7% 이상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두 자릿수 증가한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실제 메가푸드마켓 점포인 강서점의 경우, 개편 후 매출이 전년 대비 최고 75%까지 증가하는 등 1분기 실적 개선을 견인하고 있다.
홈플러스는 지난해 2월 인천 간석점을 시작으로 18개 오프라인 매장을 초대형 식품 전문 매장인 ‘홈플러스 메가푸드마켓’으로 재단장했다. 올해는 기존 리뉴얼 점포들의 강점을 집약하고 단점을 보완한 ‘메가푸드마켓 2.0′을 선보일 예정이다.
온라인 부문 매출 역시 고객 편의에 집중한 ‘맞춤배송’ 시스템을 기반으로 최근 4년간 연평균 20%대의 성장세를 이어오고 있다. 경쟁 마트들이 대규모 투자와 운영비가 수반되는 온라인 물류센터를 별도 법인으로 운영하는 반면, 홈플러스는 점포 기반의 ‘마트직송’, ‘즉시배송’ 등 효율적인 배송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어 온라인 부문의 매출 증가는 향후 이익 개선에도 상당 부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고객 확대 전략도 성과를 얻고 있다. 지난해 창립 25주년을 기념해 블랙핑크 로제, 여진구를 내세운 광고를 통해 20대 고객 가입률이 전년 대비 238% 증가했다. 충성고객으로 분류되는 ‘마이홈플러스 멤버십’ 회원도 830만 명을 돌파했다.
이제훈 홈플러스 사장은 “투자→매출 증가→이익 증가→재투자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로 전환하기 위해 온·오프라인 투자를 과감하게 확대하고 브랜드 마케팅을 강화하는 등 대규모의 선제적 투자를 단행했다”며 “이를 기반으로 올해는 실질적인 재도약을 이루어 냄으로써 홈플러스의 지속가능성을 입증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