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상사가 개설한 쇼핑몰 '쌀명당'에서 선보이는 쌀들. /쌀명당 홈페이지

롯데상사가 온라인 쌀 판매 사이트를 열어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상사는 최근 ‘쌀명당’이라는 온라인 쇼핑몰을 개설했다.

쌀명당은 ‘나를 위한 명품 쌀집’을 슬로건으로 ‘인생 쌀’을 파는 쇼핑몰이다. 밥 소믈리에와 전문 품질관리사가 엄선한 우수한 품종, 체계적인 품질 관리를 통한 균일한 쌀알, 최신 설비로 만든 진공 포장 기술을 담았다는 설명이다.

더진향미, 더고슬미, 더찰진미, 더진향미 등 다양한 식감을 가진 쌀을 소포장(10kg, 5kg, 4kg)해 판매한다. 가장 비싼 더향진미의 경우 10kg에 4만원이라는 가격표가 붙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KAMIS)의 올해 쌀 소매가격이 20kg 기준 평균 5만1114원인 것을 고려하면 비싼 편이다. 다만 해당 사이트는 아직 시험 운영 중으로 실제 상품을 구매하고 결제할 수는 없다.

1974년 설립된 롯데상사는 농축산물 상품 판매 및 농산물 제품의 제조가공을 주 영업 목적으로 하는 공급망 관리(SCM) 기업이다. 미국, 베트남, 호주, 러시아 등에 생산기지를 두고 농축수산물 및 식품 원료 등을 생산해 국내 시장에 공급하고 있다. 롯데지주(004990)가 지분 44.96%, (주)호텔롯데가 32.57%, 롯데알미늄(주)이 5.87%를 갖고 있다.

쌀명당 로고와 소개. /쌀명당 홈페이지

주로 그룹 유통 계열사에 식품 원료를 공급하고 있다. ‘엘그로’라는 자체 브랜드(PB)로 쌀과 호주산 와규, ‘한 끼 십리향밥’이라는 이름의 즉석밥도 유통사를 통해 판매하고 있다. 주 판매처는 롯데마트, 롯데온 등 롯데그룹의 유통 플랫폼와 쿠팡, G마켓, SSG마켓, 컬리 등이다.

지난해 롯데상사의 매출액은 7328억원으로 전년 대비 18% 증가했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29억원으로 93% 늘었다. 작년 매출 중 그룹 관계사를 통해 벌어들인 매출은 4779억원으로 전체의 65%에 달했다.

업계에선 롯데상사가 자사가 갖고 있는 글로벌 공급망을 활용해 자체 브랜드 소매 판매를 강화한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고급 브랜드 쌀을 직접 개발하고 판매하는 신사업으로 수익성을 높이려는 취지라는 것이다.

실제 우리와 식문화가 유사한 일본에선 전국의 우수 쌀과 곡물을 모아 소량으로 판매하는 프리미엄 쌀 편집매장이 성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국내에도 백화점 등 고급 소매점을 중심으로 유사한 매장들이 등장하는 추세다.

그러나 앞서 롯데상사가 쌀 도정업 진출을 추진했다가 논란을 산 바 있어 조심스러운 모양새다. 2017년 롯데상사는 경기 안성산업단지 내 3305㎡(1000평) 부지에 연간 3만7000t(톤)의 현미를 도정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춘 곡물 포장센터를 설립하면서 농업계의 반발을 산 바 있다.

롯데상사 관계자는 “엘그로라는 브랜드 아래 다양한 카테고리 제품이 판매되고 있어, 곡물 전용으로 ‘쌀명당’이라는 브랜드 출범을 추진했다”면서 “해당 사업 구상을 위해 쇼핑몰을 시험 삼아 열어둔 것일 뿐 언제 어떻게 구체화할지는 아직 결정하지 못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