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139480)가 초밥, 치킨, 훈제삼겹살, 숯불닭꼬치 등 델리카트(조리 식품)를 만드는 전용 공장을 확장하기로 했다. 지난해 11월 일명 ‘센트럴키친’이란 이름의 델리카트 공장을 설립해 시범 운영, 지난 반년간 생산·유통·판매 과정에서의 효율을 이뤘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이마트 청계천점에 있는 이마트 센트럴키친 1호점. /이마트 제공

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최근 센트럴키친 확장 방침을 확정하고 운영 지점 물색에 나섰다. 지난해 11월 이마트 청계천점에 연 센트럴키친 1호점에 이은 것으로 이르면 올해 하반기 중 경기도 지역 내 이마트 점포에 센트럴키친 2호점을 설치하기로 했다.

센트럴키친은 조리·반조리 상태로 완성한 초밥, 치킨 등 델리카트를 인근 점포에 공급하는 이른바 제품 생산 허브다. 국내선 베이커리 브랜드가 주로 샌드위치를 만들어 매장에 보내는 식품 공장으로 운영했지만, 이마트가 대형마트에선 처음 적용했다.

이마트는 지난해 11월 센트럴키친을 열기 전 이미 센트럴키친 테스크포스팀(TFT)을 구성하는 등 사전 준비를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식료품 체인점인 ‘브리스톨 팜스’가 운영하는 센트럴키친을 직접 방문해 식품 제조·공급 방식을 벤치마킹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이마트 청계천점에 있는 센트럴키친 1호점은 초밥, 치킨, 훈제삼겹살, 숯불닭꼬치 등 이마트의 델리카트 제품을 생산해 청계천점 델리카트 매장과 인근의 이마트 왕십리점·자양점 등에 공급하고 있다. 이마트 청계천점 온라인몰의 델리카트 물량도 센트럴키친에서 만든다.

업계에선 센트럴키친의 운영 성과가 이번 확장으로 이어졌다고 보고 있다. 이마트는 그동안 각 매장에서 델리카트를 자체 생산했지만, 센트럴키친 설립으로 4곳 점포 상품 생산을 통합해 인력 운영에서의 비용 감축은 물론, 원부재료 구매 비용도 줄인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으로 이마트 청계천점, 왕십리점, 성수점, 자양점 등 4곳 점포는 그동안 원부재료를 개별 구매했지만, 센트럴키친 설립으로 각 지점에서 파는 델리카트 상품 식자재를 통합해 관리하고 있다. 3일 전 각 매장이 상품을 발주하면 이에 맞춰 구매, 제조·공급하는 식이다.

실제 이마트는 센트럴키친으로 운영 효율성이 개선, 델리카트 상품군도 50% 가까이 늘린 것으로 집계됐다. 이마트는 센트럴키친 구축 이전 각 점포별로 직접 생산한 20여개 정도의 델리카트 상품을 제조·판매했지만, 제조 물량 통합 후 운영 상품 수는 30개로 증가했다.

이마트 연수점 델리카트 판매 부스에 다양한 조리 식품들이 전시돼 있다. /연합뉴스

시장에선 이마트가 향후 센트럴키친 확장에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강희석 이마트 대표가 추진하는 점포 구조조정의 핵심이 적자 점포의 직영 매장 축소에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재단장해 개점한 이마트 연수점만 해도 직영 매장 규모가 절반가량으로 줄었다.

이런 가운데 센트럴키친은 직영 매장 축소의 해답으로 꼽힌다. 센트럴키친 운영 시 상품 전시·판매 공간 외 별도의 제조 공간을 둘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아울러 센트럴키친 제조 상품의 배송·판매로 이마트의 위기를 부른 온라인 시장 대응이 가능하다는 점도 장점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9년 3000억원에 가까웠던 이마트의 할인점 영업이익은 코로나19를 지난 지난해 1747억원으로 떨어졌다. 강희석 대표는 “시계 제로 경영 환경 속에 투자 집행과 매장·인력 운영 측면에서 수익·효율과 현금흐름에 중점을 둘 방침”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한편 이마트 관계자는 “센트럴키친 2호점 확장을 추진하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통합 생산 공장 구축으로 균일한 제품 생산이 가능해진 데 더해 조리 전문가들의 제품 생산으로 소비자들의 델리카트 만족도도 높다는 점이 이번 확장 결정에 주효하게 작용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