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004170)그룹 통합 온라인몰 운영사 SSG닷컴이 유료 멤버십 서비스 확장을 위한 사전 작업에 나섰다. 멤버십을 그룹 유통채널 전반으로 넓혀 고객을 ‘록인(Lock-in)’,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갖춘다는 계획이다. 당장 채널별 고객 정보 통합 작업에 나선 것으로 파악됐다.

SSG닷컴 멤버십 서비스 스마일클럽. /SSG닷컴 제공

SSG닷컴은 26일부터 이마트, 신세계백화점 등에 흩어진 온라인몰 가입 고객의 개인정보를 SSG닷컴 한 곳에 통합하기로 했다. SSG닷컴은 신세계그룹 온라인몰 통합 운영사지만, 그동안 고객 성명과 아이디 등 고객 확인 정보를 개별 관리해 왔다.

SSG닷컴은 고객 정보 통합 대상에 신세계디에프와 SCK컴퍼니도 포함했다. 신세계디에프와 SCK컴퍼니는 각각 면세점 신세계면세점과 커피전문점 스타벅스 운영사로, SSG닷컴은 기존 G마켓과 옥션을 포함해 총 6곳 신세계그룹 계열사의 고객 정보를 통합해 관리하게 됐다.

SSG닷컴은 이번 고객 정보 통합을 시작으로 지난해 5월 선보인 유료 멤버십 서비스 ‘스마일클럽’에 이은 유료 멤버십 확장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른바 신세계그룹 통합 멤버십으로, 내부에선 총 6개 계열사를 아우르는 ‘멤버십 2.0′이란 가칭으로 불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마일클럽은 G마켓(옥션 포함)을 인수한 SSG닷컴이 지난해 5월 선보인 SSG닷컴·G마켓 통합 유료 멤버십이다. 월 3900원을 내면 SSG닷컴과 G마켓에서 쓸 수 있는 적립금, 쿠폰 등을 제공한다. 스마일클럽 이름을 두고 혜택을 늘릴 것이란 전망도 나왔지만, 명칭도 바꿨다.

SSG닷컴은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멤버십 2.0으로 수익 개선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멤버십은 전자상거래 업계가 수익을 창출하는 수단으로 쓰인다. 멤버십 혜택으로 고객을 플랫폼 안에 묶고 지속 구매를 유도할 수 있어서다. 멤버십 혜택은 충성 고객 확보 전략으로도 쓰인다.

오픈서베이 ‘온라인 쇼핑 멤버십 트렌드 리포트 2022′에 따르면 멤버십 이용자는 비이용자 대비 월평균 구매 금액이 30%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강희석 SSG닷컴 대표는 지난 1월 전직원 ‘오픈톡’ 행사에서 “통합 멤버십으로 수익구조 개선을 이루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SSG닷컴은 지난해 개별 기준 영업손실이 1102억원으로 전년 1072억원보다 커지는 등 수익 악화를 겪고 있다. 매출이 1조6086억원으로 전년보다 13% 증가했지만, 영업손실 폭은 되레 커졌다. 지난해 당기순손실은 1230억원으로 2021년(821억원)보다 410억원 가까이 늘었다.

그래픽=정서희

이런 가운데 쿠팡이 멤버십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는 점도 SSG닷컴의 멤버십 확장을 이끌었다. 2018년 유료 멤버십을 출범한 쿠팡은 월 회비 2900원에 로켓배송, 무료배송, 무료반품 등의 서비스를 제공했고, 자체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쿠팡플레이’로의 확장도 진행했다.

쿠팡은 로켓배송 서비스를 시작한 후 8년간 만성 적자에 허덕였지만 결국 작년 3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하면서 멤버십 효과를 입증했다. 지난해 멤버십 회비를 월 4990원으로 인상했지만, 유료 멤버십 회원 약 1100만명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멤버십 회원 수 1위다.

업계에선 SSG닷컴이 온라인을 중심으로 사용되는 기존 멤버십 혜택을 오프라인으로도 확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멤버십 가입자에게 스타벅스 커피 사이즈업 쿠폰을 제공했는데, 여기에 더해 이마트, 신세계백화점에서의 일반 구매에도 적립금 등 혜택을 제공할 전망이다.

전자상거래 업계 한 관계자는 “SSG닷컴은 쿠팡에는 없는 신세계그룹의 오프라인 유통망, 또 스타벅스라는 강력한 브랜드까지 사용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라면서 “온라인 중심 혜택으로 차별화에 성공하지 못한 만큼, 오프라인으로의 혜택 확장을 본격화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선 SSG닷컴의 멤버십 2.0이 본격 가동되면 현재 300만명 수준인 SSG닷컴의 멤버십이 쿠팡에 맞먹을 수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스타벅스 자체 멤버십인 ‘스타벅스 리워드’ 회원 수만 800만명에 달하기 때문이다. 신세계백화점도 별도의 멤버십을 운영하고 있다.

올해 유료 멤버십 경쟁은 더욱 치열할 전망이다. SSG닷컴을 앞세운 신세계그룹의 멤버십 확장 움직임에 맞서 유통 대기업이 잇따라 멤버십 확대에 나서면서다. 롯데그룹 역시 ‘엘포인트 멤버스’와 롯데호텔 멤버십 ‘롯데호텔 리워즈’ 적립 및 사용 혜택 강화에 나섰다.

이은희 인천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최근 고물가와 소비 심리 위축으로 소비자들 사이에서 알짜 멤버십만 남겨두고 해지하는 움직임이 늘어난 것도 최근 멤버십 개편 움직임을 부추기고 있다”면서 “쿠팡은 최근 배달 서비스인 쿠팡이츠에도 멤버십 혜택을 확장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