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샘(009240)이 오프라인 매장에 정보기술(IT)을 결합하는 혁신 실험에 나섰다. 사모펀드 운용사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가 새 주인으로 오른 뒤 꺼낸 ‘디지털 전환’ 전략의 일환으로, 서울 송파에 새 매장을 열고 온라인 통합 플랫폼과의 ‘고객 경험’ 결합을 전면에 세웠다.

김진태 한샘 대표가 30일 한샘디자인파크 송파점 개점 미디어데이에 참석해 인사말하고 있다. /배동주 기자

30일 한샘은 서울 송파구 문정역 인근에 ‘한샘디자인파크(디자인파크) 송파점’을 새로 열었다고 밝혔다. 김진태 한샘 대표는 이날 송파점 개점 미디어데이에 참석해 “상품 경쟁력을 올리고 진열 중심의 상품 판매를 변경하고자 했는데, 이곳이 바로 그 공간”이라고 말했다.

디자인파크 송파점은 한샘이 지난해 8월 ‘한샘 크리에이티브 데이’에서 밝힌 온·오프라인 결합 전시 전환 전략을 처음으로 적용한 매장이다. 건축디자인 전문 기업 ‘아키모스피어’와 협업해 상품군별로 전시됐던 공간을 허물고, 체험과 소통, 라이프스타일 공간으로 재설계했다.

김 대표는 “전시 중심이었던 매장을 경험·체험 중심 매장으로 완전히 바꿨다”면서 “매장에 빽빽하게 채워졌던 상품들을 조금 비워내는 대신 한샘의 온라인몰에서 본 상품을 매장에서 보고 매장에서 본 상품을 온라인 몰에서도 바로 구매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고 말했다.

실제 한샘은 3640㎡(약 1100평) 규모 디자인파크 송파점 곳곳에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한샘몰을 사용하도록 구성했다. 상품 QR코드를 찍으면 3차원 이미지를 제공하고, 영상을 통해 부엌·욕실 등 공간의 변화 모습을 시험해 볼 수 있는 ‘디지털 컬러링존’도 마련했다.

한샘몰은 한샘이 지난 2월 기존 홈리모델링·가구 상품과 매장 정보를 제공하는 ‘한샘닷컴’과 가구·생활용품 전문 온라인 쇼핑몰 한샘몰을 합한 통합 온라인 플랫폼이다. 가구나 자재를 살펴보거나, 직접 상담을 원할 시 한샘몰을 통해 디지인파크 송파점을 찾을 수 있게 했다.

한샘디자인파크 송파점 내부. /배동주 기자

한샘은 지난해 초부터 이미 한샘몰 내 인테리어 시공 콘텐츠를 늘리는 등 이번 디자인파크 송파점 개점을 준비해 왔다. 오프라인 매장에서만 파는 상품, 온라인에서만 파는 상품의 구분을 없앤 것은 물론 온·오프라인 별도로 운영했던 상품 개발·판매 조직도 하나로 통합했다.

한샘은 이번 온·오프라인 결합 디자인파크 송파점을 성장의 발판으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진열 판매에 그쳤던 오프라인 가구 매장을 체험 공간으로 변화, 고객의 유입 자체를 늘린다는 방침이다. 또 전시 중심으로 인해 줄어든 판매는 온라인을 통해 채운다는 복안이다.

한샘의 실적은 꾸준히 내리막을 걷고 있다. 부동산 시장 침체 등이 겹치며 2021년 2조2312억원이었던 매출은 지난해 2조1억원으로 10% 줄었고, 영업이익은 217억원 손실로 적자 전환했다. 국내 가구·인테리어 시장 1위 한샘의 적자는 2002년 코스피 상장 이후 처음이다.

한샘은 이번 디자인파크 송파점을 시작으로 오프라인 전시 공간 변화를 활용한 온·오프라인 결합을 계속 추진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오는 8월까지 내 서울 강서구에 있는 디자인파크 목동점을 재단장해 개점하고, 디자인파크 논현점 등의 디자인파크 재단장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김진태 대표는 “한샘의 실적이 부진한 것은 사실이지만, 지금을 오히려 시장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기회로 보고 있다”면서 “새로운 가구·인테리어 상품의 개발, 온라인으로 전환, 그리고 이를 통한 고객 경험 혁신에는 투자를 아끼지 않을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김진태 한샘 대표가 한샘디자인파크 송파점 전시 공간을 살피고 있다. /배동주 기자

한샘은 앞서 대주주 IMM PE가 진행한 한샘 주식 공개매수에 참여, 자사주 처분을 통한 약 410억원의 자금을 확보했다. 김 대표는 “올해는 1분기 실적도 개선되고 있다. 숫자를 밝힐 수는 없지만, 1월보다 2월 실적이 좋고, 2월보다 3월의 실적이 더 좋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