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케어 가전 시장 2위로 내려앉은 바디프랜드가 경영진 내홍에 휩싸였다. 바디프랜드 새 주인에 오른 사모펀드(PEF) 운용사 스톤브릿지캐피탈과 한앤브라더스가 회사 운영을 놓고 대립각을 세우고 나서면서다. 지난해 7월 바디프랜드 경영권을 공동 인수한 지 6개월 만이다.
이들 PEF 운용사는 당장 공동으로 맡았던 업무집행사원(GP)의 단일 전환을 예정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기 침체에 따른 소비심리 악화와 노사 갈등, 후발주자의 추격까지 계속되며 지난해 바디프랜드 매출이 전년 대비 감소한 가운데 경영진 간 갈등이란 악재까지 겹치게 됐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바디프랜드를 공동 인수한 스톤브릿지캐피탈과 한앤브라더스 간 갈등이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오는 10일 바디프랜드 인수에 활용한 프로젝트 펀드 출자자들을 대상으로 출자자 총회를 열고 '펀드 운용사(업무집행사원) 해임 건'을 의결하기로 했다.
바디프랜드는 현재 스톤브릿지캐피탈과 한앤브라더스를 공동 GP로 두고 있다. 앞서 양사가 프로젝트 펀드로 1500억원을 조성하고, 공동 GP로 사모집합투자기구 비에프하트투자목적회사를 설립해 바디프랜드의 경영권 지분 46.3%를 VIG파트너스로부터 인수했기 때문이다.
인수 이후 스톤브릿지캐피탈은 곧장 김지훈 대표를, 한앤브라더스는 허명지 대표를 각각 바디프랜드 이사회 내 기타비상무이사에 올리며 경영에 참여했다. 같은 시기 바디프랜드 신임 대표이사에 오른 하나은행 은행장 출신의 지성규 대표도 이들 공동 GP가 함께 선임했다.
공동 GP 간의 갈등은 올해 초 김 대표 등 스톤브릿지캐피탈이 허 대표의 경영상 배임·횡령 의혹을 제기하면서 불거졌다. 김 대표 측은 허 대표가 해외 마케팅 및 영업 활동에 나서면서 과도한 보수를 수령했고, 불필요한 법인차량 리스 등 과도한 비용을 지출했다고 지적했다.
허 대표 등 한앤브라더스는 적합한 비용 지출이라고 맞섰지만, 양측 간 갈등의 골만 더 깊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들 공동 GP 간 갈등은 현 경영진 간 편 가르기로도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지성규 대표는 현재 한앤브라더스가 아닌 스톤브릿지캐피탈을 지지하고 있다.
오는 10일 출자자 총회에는 프로젝트 펀드에 출자한 IBK캐피탈, 하림(136480), OK캐피탈, F&F(383220) 등이 참여한다. 스톤브릿지캐피탈과 한앤브라더스는 이달 초 김 대표와 허 대표 명의로 출자자 대상 소명 자료를 각각 작성, 출자자 붙잡기에도 돌입한 것으로 파악됐다.
업계에선 단일 GP 전환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갈등의 골이 걷잡을 수 없는 수준에 도래한 만큼, 출자자로서도 GP 한곳의 운용이 나을 수밖에 없다는 판단에서다. 이 경우 김지훈 대표와 허명지 대표 중 한명은 이사회에서 빠질 수밖에 없게 될 전망이다.
익명을 요구한 출자자 측 한 고위 임원은 "양측이 각각 제출한 소명 자료를 검토하고 있는 단계지만, 결과는 단일 GP 전환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라면서 "대면 총회가 아닌 서면 제출 방식으로 출자자들은 아무래도 스톤브릿지캐피탈을 손을 들어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앤브라더스는 2021년 8월 설립된 신생 PEF 운용사다. 특히 바디프랜드 인수전 참여는 지난해 11월로 설립 3개월 만이었다. 반면 스톤브릿지캐피탈은 PEF 운용사 IMM인베스트먼트 파트너였던 김지훈 대표가 독립하면서 2008년 12월 설립한 운용사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선 바디프랜드 경쟁력 악화가 심화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GP 자격이 박탈된 운용사가 소송전에 나설 가능성도 있는 탓이다. 바디프랜드는 이미 잇따른 경영진 교체를 겪으면서 노사 갈등 내부 혼란, 실적 악화 악순환에 놓여 있다.
바디프랜드는 7년 새 두 차례나 사모펀드에 의해 사고 팔렸다. 2015년 조경희 바디프랜드 창업주가 가진 지분 41.6%를 PEF 운용사 VIG파트너스가 설립한 비에프에이치투자목적회사가 인수했고, 재차 사모펀드에 매각 7년 동안 대표를 맡았던 박상현 대표가 물러나기도 했다.
노사 내홍도 불거졌다. 민주노총 전국가전통신서비스노동조합 바디프랜드지회는 사모펀드로 경영권 매각에 반발하며 사측과 갈등을 빚었다. 이들은 바디프랜드를 사고파는 행태에 대해 '치고 빠지기식' 투자라며 비판했고, 현재는 단체교섭을 놓고 약 5개월 동안 대립하고 있다.
세라젬, 쿠쿠, 코웨이(021240) 등 후발주자들의 안마의자를 앞세운 헬스케어 가전 시장 침투도 문제다. 바디프랜드가 내홍을 겪는 사이 쿠쿠와 코웨이가 잇따라 안마의자를 새로 냈고, 세라젬은 2021년 이미 매출 6671억원을 올리며 5913억원 매출을 낸 바디프랜드를 추월했다.
바디프랜드는 설상가상 지난해 매출 역성장을 기록한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감소한 5700억원대로 추산된다. 의료가전에서 출발해 잇따라 안마의자를 내놓으며 바디프랜드의 직접 경쟁 상대로 떠오른 세라젬의 지난해 매출이 7000억원대로 뛴 것과 대조된다.
바디프랜드 관계자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경기 침체로 소비심리가 전반적으로 악화한 데 따른 결과"라면서 "투자자 간 갈등이 있는 것은 사실이나 출자자 총회 진행과 단일 GP 전환 등과 관련해서는 밝힐 수 있는 부분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