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구 잠실에 위치한 롯데월드몰이 소셜미디어(SNS) 유명한 빵집과 디저트 카페를 잇달아 유치하고 있다. 3고(高) 시대에도 이색 경험과 맛을 찾아 새로운 공간을 탐험하는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 소비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해서다.
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월드몰은 이달 말 도넛 열풍을 몰고 온 ‘노티드’를 여는 데 이어, 6월에 베이글로 유명한 ‘런던 베이글 뮤지엄’을 쇼핑몰 최초로 들인다.
노티드는 5층 롯데시네마 인근에 약 991m²(300평) 규모의 초대형 플래그십스토어(대표 매장) ‘노티드 월드’를 연다. 노티드가 백화점과 쇼핑몰에 팝업스토어(임시 매장)가 아닌 정식 매장을 여는 건 이번이 처음으로, 음식과 예술, 경험이 결합된 복합문화공간 형태로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런던 베이글 뮤지엄은 롯데월드몰 1층 룰루레몬 매장 인근에 약 330m²(100평)의 매장을 열 예정이다. 안국점과 도산점 등 두 개 매장을 운영 중인 런던 베이글 뮤지엄은 매장 하나당 벌어들이는 연 매출이 100억원에 달할 만큼 ‘줄 세우는 맛집’으로 통한다.
롯데 측은 이들 점포를 유치하기 위해 해당 업체들과 운영 조건 등을 최대한 조율해 입점을 성사 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월드몰이 빵집 유치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맛있는 빵집을 찾아 다니면서 자신의 SNS에 인증하는 ‘빵지순례’가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노티드와 런던 베이글 뮤지엄의 인스타그램 게시물을 합치면 50만 건에 육박한다.
롯데백화점의 경우 지난해 베이커리·디저트 상품군의 매출이 전년 대비 30% 증가했다. 올해 들어서도 20% 수준의 성장률을 이어가고 있다.
윤향내 롯데백화점 베이커리·디저트팀장은 “디저트 상품은 단순한 상품을 넘어서 MZ세대의 라이프스타일을 공유하는 하나의 아이템으로 떠오르고 있다”며 “인기 디저트 브랜드의 경우 백화점에서는 없어서는 안 될 상품”이라고 말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1월 롯데자산개발로부터 롯데월드몰 사업권을 넘겨 받은 후 잠실점과 롯데월드몰을 통합해 운영하고 있다. ‘초대형 복합 쇼핑타운’을 목표로 백화점과 애비뉴엘은 명품 특화 점포로, 롯데월드몰은 MZ세대를 대상으로 한 대중 몰로 콘셉트를 잡았다.
이를 위해 롯데월드몰은 각종 식음료 매장과 체험형 매장을 유치해 집객력을 높였다. 2021년 영국 출신 요리사인 고든 램지의 프리미엄 수제 버거 전문점 ‘고든램지 버거’ 레스토랑을 아시아 최초로 열었다. 햄버거 가격이 최대 14만원으로 고가지만, 월 매출 10억원을 돌파해 화제를 모았다.
지난해 6월에는 패션 브랜드 아더에러가 성수와 신사에서 운영 중인 카페 ‘텅플래닛’을 들였다. ‘혓바닥’을 주제로 메뉴와 디자인 소품 등을 선보이는 이색 베이커리 카페로, 젊은 세대의 인증샷 욕구를 자극했다.
지난해 6월에는 테니스를 주제로 연 ‘더 코트’ 팝업스토어(임시 매장)를 열어 열흘 간 20만 명의 방문객을 끌어들였다. 또 애플스토어와 한정판 거래 플랫폼 크림의 오프라인 매장 등 집객 효과가 큰 앵커 테넌트(핵심 점포)도 적극 유치했다.
이런 노력으로 잠실점은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45%가량 증가한 2조5981억원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2조 클럽’에 가입했다.
롯데쇼핑(023530) 관계자는 “MZ세대들의 쇼핑 1번지로 거듭나기 위해 SNS를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신규 베이커리 맛집들을 유치하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