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 지난해 역대 최대인 26조원대 연 매출을 기록했다. 2분기 연속 1000억원대 영업이익 흑자를 달성하면서, 연간 영업적자 역시 1년 전과 비교해 10분의 1 이하로 줄었다.
1일 쿠팡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4분기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쿠팡 4분기 매출은 전년(6조65억원)보다 21% 늘어난 7조2404억원(53억2677만달러·분기 환율 1359.26원 기준)을 기록했다.
4분기 영업이익은 1133억원(8340만달러)으로 지난 3분기 1037억원(7742만 달러)에 이어 2분기 연속으로 영업흑자 1000억원대를 기록했다. 당기순이익도 처음으로 1억 달러를 넘어선 1387억원(1억206만달러)까지 올랐다 . 4분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전분기 대비 9%, 14%씩 증가했다. 지난 2021년 4분기 각각 영업손실(4692억원)과 당기순손실(4791억원)을 기록한 점과 비교하면 1년 만에 분기 기준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분기 기준 최대 매출, 2분기 연속 영업흑자에 힘입어 쿠팡은 지난해 연 매출 26조5917억원(205억8261만달러·연환율 1291.95원 기준) 매출을 기록했다. 전년(21조646억원)보다 26% 늘어난 역대 최대 매출액이다. 달러 기준 매출도 12% 늘며 200억달러 고지를 돌파했다.
쿠팡의 지난해 영업적자 규모는 1447억원(1억1201만달러)으로, 전년의 1조7097억원(14억9396만달러)과 비교해 92% 줄었다. 당기순손실은 1189억원(9204만달러)으로, 전년도 1조7653억원(15억4259만달러)과 비교해 93%가 감소했다.
조정 에비타(EBITDA·상각전 영업이익) 기준으로 보면 4925억원(3억8121만달러) 흑자 달성에 성공했다. 조정 에비타는 영업 활동만으로 번 실제 사업의 순수 현금흐름을 보는 지표로, 이 수치가 흑자로 올라섰다는 뜻은 올해 쿠팡이 연간 기준 흑자를 달성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쿠팡의 지난해 매출 총이익(매출에서 원가를 뺀 이익)은 6조849억원(47억987만달러)으로, 지난해보다 60% 증가했다.
지난해 말 쿠팡 활성고객(분기에 제품을 한번이라도 산 고객)은 1811만5000명으로, 전년 대비 1%, 1인당 고객 매출은 40만원(294달러)을 기록했다. 이전보다 4% 증가한 수치다. ‘쿠팡 와우’ 멤버십 유료 회원 수 역시 처음으로 1000만명을 넘었다. 쿠팡 와우 회원 수는 전년(900만명)과 비교해 200만명 늘어난 1100만명을 기록했다.
쿠팡이츠, 쿠팡페이, 쿠팡플레이, 해외 사업 등 쿠팡이 지난해 벌인 신사업(developing offering) 매출은 8113억원(6억2802만달러)으로, 1년 전과 비교해 25% 늘어났다. 신사업 부문 연간 조정 에비타 손실은 2901억원(2억2462만달러)로, 전년과 비교해 42% 줄이면서 수익성을 개선했다.
김범석 쿠팡 창업자는 “아직 국내 유통 시장은 오프라인 중심이며 가격도 높고 상품도 제한적”이라며 “고객에게 더 다양하고 낮은 가격, 특별한 서비스로 더 좋은 대안을 만들 것이며, 고객이 ‘와우(wow·감동)’할 수 있는 새로운 순간을 선사하겠다”고 강조했다. 국내 온·오프라인 통합 유통 시장에서 아직 쿠팡이 차지하는 비중이 작은 만큼, 성장 여지가 높다는 의미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유통시장은 602조원(4660억달러) 규모로, 쿠팡이 매출액 기준으로 차지하는 비중은 4.4%다. 유로모니터는 유통시장이 2026년까지 700조원이 넘는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분석했다. 아직 시장 점유율이 한 자리에 머무는 쿠팡으로선 앞으로 시장 점유율을 늘일 여지가 크다.
거라브 아난드 쿠팡 CFO는 “지난해 1분기 프로덕트 커머스(로켓배송·로켓프레시 등) 부문에 이어 2분기엔 전체 연결 사업의 조정 에비타 흑자를 달성했고, 3분기 당기순이익 흑자에 이어 4분기에도 기록적인 순이익과 매출총이익, 조정 에비타를 달성했다”며 “방대한 유통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는 동시에 고객에게 ‘와우’하는 순간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