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과의 접점이 큰 리테일 비즈니스는 더 큰 위기에 직면하게 될 것이며 이럴 때일수록 다시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2023년 정용진 신세계그룹 신년사
이마트(139480)가 장보기와 체험 콘텐츠를 더한 미래형 점포인 '더타운몰'의 확장을 본격화한다. 다음 달 리뉴얼 개점하는 연수점과 6월 재개장하는 킨텍스점을 더타운몰로 개편할 예정이다. 지난달엔 더타운몰의 상표권 등록도 완료했다.
1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3월 말 연수점을 더타운몰로 재개장하기 위한 마무리 공사에 한창이다.
더타운몰은 앞서 2020년 5월 리뉴얼 개장한 월계점에서 첫 선을 보였다. '오래 머물고 싶은 체류형 매장'을 표방해 식음, 패션, 문화, 오락 등의 테넌트(임차 매장)를 기존의 20%에서 70% 늘린 더타운몰을 구성했다.
당시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직접 월계점을 찾아 "고객들이 쇼핑에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새로운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선보여야 한다"고 강조해 이목을 끌었다. 월계점은 리뉴얼 후 '마트판 스타필드'라는 평을 얻으며 매출이 30% 이상 증가했다.
하지만 이후 광주점과 대구 서성점이 더타운몰로 새 단장했을 뿐 점포 확장이 더뎠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그룹 전체가 디지털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개편하면서 신사업에 집중해서다. 이마트는 2021년에만 G마켓와 W컨셉, 스타벅스의 지분을 인수했다.
그러나 올해는 본업인 할인점(대형마트) 사업에 다시 고삐를 쥐는 모양새다. 업계에선 코로나 기간 급성장했던 창고형 할인점 트레이더스의 성장이 정체된 데다, 최근 몇 년간 투자를 집중했던 SSG닷컴(쓱닷컴) 등 온라인 사업이 지속된 적자로 내실 중심 경영으로 전략으로 수정함에 따라 대형마트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이마트가 점포 리뉴얼을 택한 이유는 기존의 초저가를 앞세운 경쟁만으로는 한계가 있어서다. 마트업계는 고물가·고환율·고금리에 초저가 할인 경쟁이 계속되면서 '매출이 늘어도 이익은 줄어드는' 악순환이 지속되고 있다.
이마트의 경우 2017년 6000억원에 달했던 영업이익이 2021년의 3분의 1 수준인 1856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증권가는 지난해에도 이마트의 영업이익이 줄어든 것으로 추정한다.
이는 경쟁사인 홈플러스, 롯데마트도 마찬가지다. 이들 역시 주요 점포를 메가푸드마켓(홈플러스), 제타플렉스(롯데마트) 등 체류형 점포로 새 단장해 객단가를 높이는 추세다. 리뉴얼 효과도 긍정적이다. 홈플러스의 경우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1월까지 메가푸드마켓 주요 5개점의 식품 매출이 전년 대비 54% 증가했다.
최근 들어 대형마트 의무휴업 규제가 완화될 조짐이 보이는 것도 기회 요인이다. 그간 대형마트는 유통산업발전법(유통법)에 따라 월 2회 일요일 의무적으로 휴업했으나, 최근 실효성 문제가 제기되면서 폐지 수순을 밟고 있다.
대형마트의 주말 평균 매출이 평일 매출의 1.5배 정도임을 고려하면, 이는 분명 호재다. NH투자증권은 의무휴업 규제가 완화될 경우 이마트의 연간 매출액이 2000억원, 매출총이익은 500억원가량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초 신년사에서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어려울수록 다시 기본으로 돌아가자"고 주문한 것도 본업인 대형마트 경쟁력을 강화하는 이유로 풀이된다.
다만, 업계가 보는 올해 대형마트 전망은 밝지 않다. 지난해 대한상공회의소가 유통업체 300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올해 소매시장 성장률이 1.8%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 가운데, 대형마트(-0.8%)와 슈퍼마켓(-0.1%)은 마이너스 성장이 예상됐다.
경기 침체와 물가 상승으로 소비심리가 악화하고 1~2인 가족 증가에 따른 소량 구매 트렌드 확산 등이 이유로 꼽혔다.
이마트 관계자는 "고객 중심 미래형 점포 리뉴얼의 일환으로 연수점과 킨텍스점을 그로서리(식료품)와 테넌트 및 체험형 요소를 강화한 복합몰 형태의 매장으로 새 단장하고 있다"며 "상표권 등록은 고객 인지도 제고 차원에서 진행했다"고 말했다. 이마트는 이번 주 실적 발표에서 대형마트를 포함한 올해의 투자 계획을 밝힐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