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 대한 부정적 감정이 완화되고 원화 대비 엔화의 가치가 낮게 유지되면서 일본 여행 수요가 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18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출국장 여행사 카운터에서 여행객들이 출국 전 안내를 받고 있다. /뉴스1

5일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문화·역사적으로 일본에 받은 피해를 잊을 수 없다'는 항목에 동의한 비율은 2020년 12월 80.3%에서 지난해 12월 71.0%로 내려갔다. '일본에 대해 생각만 하면 화가 난다'는 비율은 55.0%에서 38.4%로, '일본은 적대 국가라고 생각한다'는 답변은 49.9%에서 36.1%로 떨어졌다.

'일본 제품 불매운동' 참여 경험에 관한 질문에서도 일본에 대한 적대적 감정이 완화됐다. 일본 제품 불매운동 참여 경험에 관한 조사에서 '불매운동 경험이 있다'고 답한 비율은 2020년 71.8%에서 2022년 60.0%로 줄었다.

향후 '일본 여행 고려 의향'에 대한 설문에서는 '일본이 싫더라도 일본여행은 가게 될 것'이라는 비율은 2020년 28.2%에서 지난해 45.5%로 올라갔다. 반면 '아무리 저렴해도 일본여행은 안 갈 듯하다'는 답변은 같은 기간 55.7%에서 26.8%로 하락했다.

이처럼 일본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이 완화되는 가운데 엔화 약세가 이어지는 것도 일본 여행 급증의 배경이다. 지난해부터 기록적인 엔저 현상이 지속되면서 일본 여행에 대한 비용 부담이 줄어, 일본 여행의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일본정부관광국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을 찾은 외국인이 383만1900명이며, 그중 한국인이 101만2700명으로 가장 많았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 6월 외국인의 단체 관광을 허용한 이후 단계적으로 국경을 개방했고, 10월 11일에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중단했던 한국 등 세계 68개 국가·지역에 대한 비자 면제 조치를 재개했다.

일본 여행 수요 급증세는 최근 두드러지고 있다. G마켓에 따르면 지난달 1∼17일 판매된 해외항공권 예약 현황을 분석한 결과 일본 오사카, 후쿠오카, 도쿄는 각각 선호여행지 1∼3위를 차지했다.

인터파크는 지난해 10월 11일부터 지난달 11일까지 일본 노선 항공권 발권 인원은 전년 동기대비 3만7943%나 폭증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인 2019년에 비해서도 384% 늘었다.

이는 노재팬(일본 불매운동) 영향이 없었던 2018년 같은 기간에 비해서도 68% 증가한 것이다. 인터파크의 전체 국제선 항공권 수요에서 일본 노선이 차지하는 비중은 45%로 절반 가까이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