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야 쿠팡이나 컬리와 같은 이커머스업체 쪽으로 '기울어진 운동장'이 바로 잡혔습니다." (대형마트 관계자)

앞으로는 대형마트도 영업시간 제한이나 의무휴업일에 관계없이 새벽배송과 온라인 배송을 할 수 있게 됐다. 이는 28일 대·중소유통상생협의회는 대형마트 새벽시간·의무휴업일 온라인 배송 허용을 골자로 하는 상생안이 발표된 데 따른 것이다.

서울 한 대형마트 농산물 코너. /연합뉴스

대형마트는 '상생의 의미를 근본적으로 짚은 조치'라면서 일제히 환영의 목소리를 냈다. 이제야 쿠팡이나 컬리와 같은 이커머스 업체와 동등한 입장에서 경쟁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대형마트는 유통산업발전법 제12조의2에 따라에 '월 2회 일요일 의무 휴업'과 '새벽 시간(자정∼오전 10시) 영업금지' 제한을 받았다.

정체를 맞았던 일부 매장의 성장 여력이 만들어졌다는 계산도 나왔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의무휴업일에 온라인 배송을 하게 되면서 평일 평균 점포 매출액과 주말 평균 점포 매출액의 차이가 더 커질 수 있고, 그간 정체됐던 영업점의 성장세를 올리는 것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했다.

현재 기준으로 통상 대형마트는 주말 평균 매출이 평일 매출의 1.5배 정도인데, 이 차이가 온라인 배송 허용 등의 여파로 더 커질 수 있다는 뜻이다.

특히 신선식품의 재고 소진 속도가 빨라질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의무휴업을 앞두곤 신선식품 재고분을 줄이기 위해 할인율은 높이는 등 판매 촉진책을 썼는데, 이제는 배송으로 일부 물량을 돌릴 수 있어 무리한 할인에 나설 필요가 없게 됐다.

대형마트의 한 신선식품 코너 상품기획자(MD)는 "의무휴업일 전날엔 아무래도 과일과 채소를 좀 더 할인해서 재고를 떨구는 데 집중했는데, 이제는 조금 여유를 가지고 셈을 해도 될 것 같다"면서 "다만 배송 확대에 따라 필요 물량에 변화가 있을 수 밖에 없어 당분간은 신경써서 재고관리에 나설 예정"이라고 했다.

궁극적으로 소비자 혜택이 늘어날 것이라는 반응도 나왔다. 마트의 구매력이 커져 가격협상력이 더 높아질 수 있다는 뜻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마트의 구매력 강화를 지렛대 삼아 소비자 입장에선 더 싼 값에 신선식품을 살 수 있게 될 것이라 고객 편의가 좋아졌다고 본다"고 했다.

할인마트 3사 중에선 홈플러스가 가장 큰 변화를 맞이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이마트는 SSG닷컴, 롯데마트는 롯데온이라는 자체 온라인 플랫폼을 구비해놓고 이커머스 시장을 공략해 온 반면, 홈플러스는 가장 보수적으로 이커머스 시장 변화에 임해왔기 때문이다. 배송 규제 완화로 대형마트의 배송이 늘어난다면 홈플러스가 가장 큰 증가율을 보일 수 있다는 뜻이다.

업계 관계자는 "홈플러스 지점 배송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변화가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홈플러스 전략 변화에 신경쓸 예정"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