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 양판점 전자랜드의 외부 영입 최장수 최고경영자(CEO)인 옥치국 대표이사가 물러난다. 옥 대표는 온라인으로의 가전 판매 중심 이동에 대응해 매장 대형화, 온라인 강화 등 변화를 주도했지만, 실적 악화 속에 결국 대표 자리를 내놓게 됐다.
12일 가전업계에 따르면 전자랜드 운영사 에스와이에스리테일은 이르면 이달 말로 예정된 2023년 정기 인사를 앞두고 옥치국 대표의 임기 만료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옥 대표는 지난 3월 재선임됐지만, 3년 임기의 절반도 채우지 못한 채 물러나게 됐다.
1956년생인 옥치국 대표는 전자랜드 최초의 외부 영입 수장으로, 8년 가까이 전자랜드를 이끈 최장수 외부 영입 CEO로 불렸다. 삼성전자(005930) 국내영업 인사팀장, 삼성 디지털프라자 남부지사장, 삼성 디지털프라자 대표이사를 거친 '삼성 출신 영업통'이란 점이 작용했다.
대형 프리미엄 매장인 파워센터가 옥 대표의 대표적인 성과로 불린다. 그는 온라인으로의 가전 판매 중심 이동에 대응해 대형 매장에서의 체험 강화를 대응책으로 꺼냈다. 지난해에만 13개 매장을 파워센터로 재단장, 130여 개 매장 중 100여 곳을 파워센터로 바꿨다.
올해는 창업주 홍봉철 회장과의 공동대표 체제를 마치고 옥 대표 단독체제로 온라인 강화에 사활을 걸었다. 자사 온라인몰 '전자랜드 쇼핑몰'에 농수산물과 간편식품을 카테고리를 각각 추가하고 전자랜드 쇼핑몰을 온라인 종합 몰로 변신시킨다는 계획을 꺼내기도 했다.
하지만 잇따른 실적 악화가 옥 대표의 발목을 잡았다. 2018년 128억원이던 영업이익은 2019년을 기점으로 내리막을 걷기 시작했다. 가전 양판점 경쟁력 약화, 출점 확대 등에 따른 비용 증가 영향으로 2019년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절반 넘게 감소했다.
2020년에는 66억원 영업이익을 낸 데 그쳤다. 지난해에는 영업손실을 기록, 9년 만에 적자 전환했다. 가전 상품의 온라인 침투율이 높은 데다 백화점이 대기업 제조사 매장 중심으로 가전 카테고리를 강화하면서 변화가 통하지 못했다. 올해도 적자가 예상된다.
앞서 지난 7월 에스와이에스리테일이 창업주 홍봉철 회장의 장남 홍원표 이사를 온라인사업부에 수장에 올리는 등 조직개편을 진행한 만큼 이번 인사서 변화보다 안정을 택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지만, 에스와이에스리테일은 재차 대표 교체라는 강수를 꺼냈다.
옥 대표의 나이도 임기 만료 결정에 작용했다. 2015년 대표 선임 당시 59세였던 옥 대표는 올해 66세가 됐다. 온라인에 대응하기에는 나이가 많다는 내·외부 평가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전자랜드의 온라인몰은 구색 갖추기 수준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한편 에스와이에스리테일은 신임 대표에 내부 인사 선임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7월 조직개편에서 사내이사에 오른 김형영 전자랜드 상품본부장이 가장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본부장은 홍 이사를 도와 온라인 강화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에스와에스리테일 관계자는 "이르면 이달 말 늦어도 내년 초 인사를 앞두고 옥치국 대표의 임기 만료 논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