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수 F&F 회장./ 조선DB

패션 브랜드 MLB와 디스커버리를 보유중인 F&F(383220)그룹 김창수 회장의 차남 김태영(29)씨가 회사에서 경영수업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패션·유통업계에 따르면 김창수 회장의 차남 김태영씨는 F&F의 프리미엄 스트릿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수프라(SUPRA) 마케팅 대리로 재직하고 있다.

약 3년 전부터 회사에 합류해 차곡차곡 경영수업을 받고 있다. 김태영씨는 서울대학교를 졸업한 재원으로 인물 또한 모친인 홍수정 이사를 닮아 수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차남 김태영씨가 일하고 있는 수프라는 F&F가 글로벌 라이선스 사업을 하기 위해 미국 델라웨어에 설립한 법인인 ‘F&F브랜즈그룹’을 통해 2020년 10월 취득한 브랜드다.

케이스위스(K-Swiss)가 보유하고 있던 브랜드로 원래는 스케이트보드화 전문브랜드였다. 마니아들을 중심으로 비교적 탄탄한 고객층을 확보하고 있었다는 평가가 많았다.

F&F는 이 브랜드를 매입한 뒤 메타버스와 접목시켰다. 메타버스 속 아바타의 의상을 실제로 구매해 착용할 수 있다는 점으로 기존 브랜드와 차별화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미래지향적 패션사업을 배울 수 있다는 점에서 경영수업 첫 발을 떼기 좋은 환경”이라고 했다.

지금까지 F&F그룹의 2세 소식은 주로 김승범 상무(35) 중심으로 흘러나왔다. 김창수 회장의 장남인 김승범 상무는 미국 콜롬비아 대학을 졸업하고 회사에 합류했다.

2015년에는 중국법인 사업부 총괄 팀장으로 일찌감치 현장 실무경험을 쌓았고, 2018년 3월 화장품 계열사 에프앤코 이사회에 처음 이름을 올렸다. 지금도 에프앤코의 본부장을 맡고 있다.

임원을 단 것은 2019년 11월 디지털본부 총괄을 맡으면서다. 올 3월엔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F&F홀딩스의 사내이사에 올랐다.

현재 김 상무의 F&F홀딩스 지분율은 6.7%로 부친인 김 회장(67.8%)과 모친인 홍수정(7.6%)씨에 이은 3대 주주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장남과 차남의 나이차이가 나는 편이라 장남에게 눈길이 쏠렸을 뿐 장·차남을 가리지 않고 일을 배우게 하려는 오너 의지가 강한 편”이라고 했다.

실제로 차남인 김태영씨의 F&F홀딩스 지분은 김승범 상무와 큰 차이가 없는 6.1%다.

김창수 회장 본인도 삼성출판사가(家)의 차남이다. 삼성출판사의 작은 사업부를 독립시켜 국내에 들여오는 해외 브랜드마다 큰 성공을 거둬 오늘날의 F&F를 만들었다.

김창수 회장의 수식어로는 ‘패션시장의 흐름을 꿰뚫는 마케팅의 귀재’, ‘패션업계 미다스의 손’이 있다.

F&F는 올해 MLB의 중국 매출 1조1000억원 등을 포함해 올해 해외시장의 소비자 판매액이 1조2000억원을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패션기업이 단일 브랜드로 해외 판매액 1조원을 달성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한편 F&F는 올해 3분기 깜짝 실적을 기록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F&F 매출액은 4417억원, 영업이익은 138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34%, 45%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