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SSG 구단주인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김광현과 포옹하며 우승을 만끽하고 있다. /연합뉴스
"야구단에 오는 관중은 기업의 고객과 같다고 생각한다. 기업을 한 번 더 기억에 남길 수 있도록 콘텐츠를 만들고 우리 이름을 오르락내리락하게 하고 싶다" - 정용진 신세계 그룹 부회장

신세계그룹의 프로야구단 SSG 랜더스가 창단 2년 만에 정규리그와 한국시리즈의 통합 우승을 달성하면서 구단주인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리더십이 재조명되고 있다.

SSG 랜더스는 지난 8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쏠(SOL) KBO 한국시리즈(7전 4선승제) 6차전에서 키움 히어로즈를 4 대 3으로 꺾고 우승했다.

정 부회장은 이날 우승 직후 야구장에서 선수들과 기쁨의 눈물을 흘리며 "여러분 덕분에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했고 KS 우승까지 했다"라며 "모든 영광을 여러분께 돌린다"라고 했다. 그는 경기장에 떨어지는 종이 꽃이 얼굴에 붙는 것도 아랑곳하지 않고 선수들과 포옹하며 기쁨을 나눴다.

창단 후 야구단에 전폭적인 투자를 아끼지 않은 정용진 부회장의 노력이 결실을 맺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작년 1월 SK와이번스를 1352억원에 인수한 정 부회장은 자신이 구단주로 있는 야구단 SSG랜더스가 창단 2년 만에 정규 시즌과 한국시리즈에서 통합 우승하도록 아낌없이 지원해 왔다.

8일 한국시리즈 6차전 키움 히어로즈와 SSG 랜더스의 경기에서 4대3으로 승리하며 우승을 차지한 정용진 SSG 랜더스 구단주가 허구연 KBO 총재에게 우승 트로피를 전달 받고 있다. /뉴스1

야구단 인수 초 정 부회장은 연고지를 기존의 인천으로 유지하고 선수단과 스태프 고용을 100% 승계했다. 이후 1호 선수로 메이저리그(MLB)에서 16년간 활약하던 추신수를 역대 최고 연봉인 27억원에 영입했다. 올해도 27억원에 재계약했다.

올해 시즌을 앞두고 메이저리그에서 뛰던 김광현도 4년간 151억원이라는 연봉을 제시하며 영입했다.

특히 정 부회장은 선수들에게 '원팀'을 강조하며 무한 신뢰를 보냈다고 한다. 1군 선수는 물론 2군 선수들까지 소속 선수들의 얼굴과 이름을 외우고, 선수들을 초청해 직접 만든 요리를 대접하기도 했다. 매일 아침 훈련장에 선수들의 기호에 맞는 스타벅스 음료를 배달하기도 했다.

또 '응원단장'을 자처하며 등번호 99가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직접 응원에 나섰다. 올해만 홈구장인 랜더스필드를 40번 이상 찾았다. 홈구장에서 열린 72경기 중 절반 이상을 직관한 셈이다.

한국시리즈 5차전을 앞두고는 올해 계약이 만료되는 김원형 감독의 재계약을 발표해 팀워크를 끌어올렸다. 김 감독에 힘을 실어주고 선수들을 결집하기 위한 정 부회장의 리더십이 빛을 발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시리즈 동안 경기장을 방문하며 팀을 응원했던 SSG 구단주인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눈밑에 종이 꽃을 붙이고 선수들을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정 부회장이 SSG 랜더스를 인수했을 때 시장의 평가가 호락호락했던 건 아니다. 야구단은 적자 운영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 부회장은 "야구단 인수는 유통이라는 본업에서 더 잘하기 위한 것"이라며 야구가 유통과 연결고리가 있다고 믿었다. 그는 앞서 2016년 8월 스타필드 하남 개점을 앞두고도 "유통업의 경쟁 상대는 테마파크나 야구장이 될 것"이라며 체험형 유통 시대가 열릴 것으로 내다본 바 있다.

야구단 인수 후 정 부회장은 이마트(139480)와 SSG닷컴, 스타벅스, 신세계푸드 등과의 연결을 통한 시너지 창출을 시도하고 있다. 이른바 '신세계 유니버스'다.

실제 야구단의 이름을 딴 첫 '랜더스 데이' 할인 행사에선 이마트의 방문고객 수가 전년 동기 대비 19% 증가했고 매출은 37% 늘었다. 또 신세계그룹 통합 온라인 몰인 SSG닷컴은 방문고객수 가 20% 증가했다. "성적과 흥행, 마케팅의 선순환 고리가 이어지고 있다"라는 게 신세계 내부의 평가다.

신세계는 이 기세를 몰아 2027년 인천 청라동에 SSG 랜더스의 새로운 홈구장인 돔구장을 짓고, 인근에 복합쇼핑몰 스타필드 청라를 완공할 계획이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정용진 부회장은 랜더스 경기 대부분을 챙겨볼 뿐만 아니라 타 구단 경기 하이라이트까지 챙겨볼 정도로 야구에 대한 애정이 깊다"라며 "신세계그룹의 사업과 랜더스의 야구를 연결하는 걸 넘어, 대한민국 야구판 전체를 키우고자 하는 노력으로 팬들에게 다가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