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무인양품(MUJI)이 2017년 분당 지역에 처음으로 냈던 매장의 영업을 5년 만에 종료했다. 무인양품은 2018년 이후 거듭된 영업손실과 매출 감소를 겪으며 매장 수 역시 줄어들었다.

무인양품 AK플라자 백화점 분당점. /AK플라자

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무인양품은 지난달 31일을 끝으로 경기 분당 서현동 AK플라자 백화점 내 매장 영업을 종료했다.

해당 매장은 직선거리 1.5㎞ 이내에 무인양품 판교점, 롯데백화점 분당점을 두고 있다. 회사가 적자를 보고 있는 상황에서 매장 운영 효율화를 위해 영업을 종료한 것으로 보인다.

무인양품 측은 "매장 입점 계약이 종료돼 매장 문을 닫게 됐다"고 설명했다.

무인양품은 일본 대형마트 '세이유'의 생활용품 자체브랜드(PB)로 출발, 국내에는 지난 2004년 12월 양품계획과 롯데상사가 6 대 4 지분으로 '무지코리아'를 설립하며 진출했다.

이후 꾸준한 매출 성장세를 기록하며 2018년 매출액 1378억원과 영업이익 77억원을 기록했지만, 2019년 반일 불매운동 이후로 매출이 줄고 적자를 내기 시작했다. 지난해까지 3년간 누적적자는 약 250억원이다.

국내 매장 수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2005년 서울 명동, 잠실 등 주요 상권에서 3개로 시작한 무인양품 매장 수는 2016년 19곳을 기록했고, 2020년 40곳까지 늘었지만 지난해 39개로 감소했다.

무인양품 재무정보 하이라이트. /일본 무인양품 제공

반면 무인양품의 글로벌 매장 수와 일본 내 매장 수는 꾸준히 늘고 있다. 코로나19 여파 등으로 2020년 매출이 꺾였지만 다시 회복세를 보이는 모양새다.

무인양품을 운영하는 일본 료힌게이카쿠에 따르면 지난해 이 회사 매출은(2020년 9월~2021년8월) 4536억엔(약 4조4293억원), 영업이익은 453억엔(약 4423억원)이었다.

매장 수는 일본 내 점포가 456곳, 해외 점포가 546곳으로 전체 매장 수가 1000곳을 돌파했다. 2018년 870여곳에 비해 100여곳 이상 매장이 늘었다.

무인양품이 글로벌 시장에서와 달리 국내 사업에서 반등을 이뤄내지 못하는 배경으로는 경쟁 브랜드인 신세계인터내셔날(031430)의 '자주(JAJU)'가 매출과 매장 수 모두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점이 꼽힌다.

자주는 2019년 이후 적자 기조를 이어오고 있는데, 이 역시 올해 흑자 전환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부문별 매출을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자주 사업부문의 지난해 매출이 약 2700억원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난 2018년 매출 추정치 약 2300억원에 비해 17.4% 늘어난 수치다. 매장 수 역시 같은 기간 2018년 166곳에서 2021년 240곳으로 약 44.6% 늘어났다.

자주 사업부가 지난 2분기 흑자를 달성했다는 관측도 나왔다. NH투자증권 정지윤 연구원은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자주 흑자 달성으로 최대 이익률을 실현했다"면서 "하반기 실적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고 했다.

그는 "자주는 비효율 매장 정리, 고마진 상품 매출 신장으로 이익률 3%를 기록해 그간 적자에서 벗어나 하반기 중익 및 연내 정상화 구간에 돌입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무인양품이 2019년 반일 불매운동 당시 만들어진 부정적인 이미지를 짧은 기간 안에 탈피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자주라는 대체 브랜드를 찾은 소비자들의 구매가 습관으로 이어지면서 무인양품의 실적이 회복하지 못하고 있고 자주의 성장세가 이어지는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