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실내놀이터 사업자 플레이타임그룹이 영화 및 방송프로그램 제작·배급사인 콘텐트리중앙(036420)에 인수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2년 넘게 키즈카페 시장 전반이 타격을 입었지만, 최근 거리두기 해제로 고객이 급증하고 회복 가능성을 보이면서 콘텐츠계 '큰 손'을 주인으로 맞이한 것이다.

플레이타임그룹은 이를 통해 강력한 소비력을 가진 3040세대 젊은 부모를 타깃으로 삼고 콘텐츠 사업 분야로 포트폴리오 확장을 꾀하고 있다.

그래픽=이은현

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콘텐트리중앙은 지난달 29일 이사회를 열어 사모펀드 운용사인 H&Q코리아파트너스가 세운 킨더홀딩스로부터 플레이타임그룹의 지분 100%를 인수하기로 했다. 취득금액은 1250억원이며 종결 예정일은 11월 25일이다.

1993년 설립된 플레이타임그룹은 이듬해 로컬 키즈카페로 시작해 주로 대형마트와 아웃렛 등에 실내놀이터를 입점시키는 방식으로 사세를 키웠다. '플레이타임, 챔피언, 상상노리, 베이비엔젤' 등 15개 브랜드를 운영 중이다.

현재 전국에 직영·가맹 매장 268개를 보유하고 있다. 국내 키즈카페 업계에선 대형 유통사 점유율 1위다. 베트남과 몽골, 인도네시아 등 해외에도 18개 매장을 갖고 있다. 베트남 자회사는 2018년까지 매출 7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75% 성장세를 보이기도 했다.

플레이타임그룹은 2019년 연결 기준 매출 598억원, 영업이익 72억원을 기록했으나 코로나19 이후 매출이 266억 원(2020년), 342억원(2021년)으로 감소하고 적자 전환했다. 매출은 줄고 임대료와 관리비 부담이 커진 탓이다.

그러나 올 초 거리두기 해제 이후 방문객 수가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 실제 키즈카페 현장에선 "마스크만 썼을 뿐 코로나가 끝난 것 같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가족 고객이 몰린다. 사측은 이에 맞춰 점포 리뉴얼 작업도 단행했다.

그래픽=이은현

새 주인인 콘텐트리중앙은 미디어 콘텐츠를 제작 및 유통하며 영화 제작·투자·배급도 하는 기업이다. 지난해 매출은 6771억 원 규모다. 특히 종속회사인 메가박스중앙을 통해 멀티플렉스 메가박스 코엑스 등 영화관도 운영한다.

업계에선 이 회사가 플레이타임그룹의 실적 개선세에 무게를 두고 인수를 결정한 것으로 보고 있다. 2년 간 손실을 냈고 부채비율도 200% 이상이지만, 상반기 매출이 빠르게 개선되며 올해 흑자 전환을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쟁 업체가 줄어 시장 내 지위도 한층 강화됐다. 팬데믹 기간 개인이 운영하는 소규모 키즈카페 상당수가 폐업한 반면, 플레이타임 브랜드는 대형 프랜차이즈라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비축해둔 자금 등 체력이 뒷받침됐다.

사업 특성상 30~40대의 젊은 부모가 유아와 함께 입장하는 것을 고려할 때, 이들을 겨냥한 문화 및 콘텐츠 공간 수요도 한층 커질 전망이다. 최근에는 키즈카페 내 상업시설 입점 관련 문의도 늘어나는 추세다.

통상 보호자와 자녀가 키즈카페에서 퇴장한 후에는 해당 시설이 입점한 복합쇼핑몰이나 대형마트에서 쇼핑을 하는 등 추가 소비로 이어진다. 즉, 가족 고객이 이용할 만한 영화관이나 관련 콘텐츠를 연계해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뜻이다.

플레이타임그룹 관계자는 "올해 5월 전후로 각 지점마다 피부로 느낄 정도로 고객이 증가하고 매출도 회복세를 보인다"며 "이번 인수를 계기로 내부적으로 다양한 방면의 사업 확장에 가능성을 열어두고 검토 중"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