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이 독일에서 승마 사업을 위한 법인을 설립했다.

승마 선수 출신인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셋째 아들 김동선(사진)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상무가 그룹에서 승마 사업을 본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한화그룹은 지난 6월 독일 에슈보른에 승용마(乘用馬) 법인을 세웠다. 좋은 마필(馬匹)을 생산하고 훈련시켜 다시 판매하거나 마장(馬場)을 운영하기 위해서다.

대회 지원·관광 분야 등에서 해당 법인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독일 사정에 밝은 한국인이 현지 법인 대표로 올랐다.

독일 승마 법인은 한화넥스트가 지분 100%를 갖고 있다. 한화넥스트는 지난 5월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승마 사업 부문에서 물적 분할한 회사다. 승마 산업이 활성화된 독일에 진출하기 위해 법인을 설립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 관계자는 “독일 법인에서 마장을 구매할 계획”이라며 “선진 유럽의 마필 구입·육성·판매 노하우를 체득해 (승마) 사업을 확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한화그룹은 승마와 인연이 깊다. 고(故) 김종희 한화그룹 창업주는 1964년 도쿄올림픽 당시 외국에서 말을 구해와 한국 승마 선수들이 올림픽에 참가하도록 도왔다. 김승연 회장은 갤러리아 승마단을 창단해 승마 협회를 지원했다.

한화그룹은 제주도 애월목장에서 마필을 생산해 경매를 진행하고 있다. 마필은 대부분 유럽에서 들여오는데 최근 한국에서 키운 말이 완판될 정도로 인기를 얻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경기도 고양시에서 로얄새들 승마장을 운영하며 전문 인력도 양성하고 있다.

김동선 상무는 미국 다트머스대 지리학과를 졸업하고 2014년 한화건설에 입사했다가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2017년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후 독일로 건너가 식당 개업을 준비하며 “아시아 요리의 창조적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현지 언론과 인터뷰했다.

그는 2020년 한화에너지 상무로 복귀해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상무(프리미엄 레저 그룹장)로 선임됐다. 올해 2월 한화솔루션 갤러리아 부문 신사업전략실장으로 발령났고 한화넥스트 승마사업부문장을 겸임하고 있다.

한화그룹은 김승연 회장의 장남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에게 석유화학·태양광 사업을, 차남 김동원 한화생명 부사장에게 금융 사업을, 김동선 상무에게 호텔·레저·유통 사업을 넘기는 방향으로 경영을 승계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