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9년 문을 열었던 분더샵 컬렉션 헤롯 매장 전경. /신세계

신세계(004170)가 해외 시장을 겨냥해 출시한 자체 프리미엄 브랜드 ‘분더샵 컬렉션’의 사업을 중단했다.

22일 신세계 반기 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는 올해 2분기 중 프랑스 법인(Shinsegae France S.A.S)을 청산했다. 프랑스 법인은 신세계가 자체 제작 브랜드 분더샵 컬렉션을 운영하기 위해 지난 2019년 2월 설립했다.

분더샵은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이 선보인 국내 1세대 패션 편집숍이다. 2000년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플래그십스토어(대표 매장)를 연 이후 정유경 총괄사장이 이어받아 2017년 자체 브랜드 분더샵 컬렉션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기존 분더샵이 국내 시장에 해외 유명 브랜드를 소개하는 편집숍이었다면, 분더샵 컬렉션은 모피와 캐시미어 니트 등 고급 의류를 특화한 프리미엄 브랜드로 해외 시장을 겨냥했다. 신세계가 직접 기획하고 생산했다.

2017년 9월 미국 바니스 뉴욕을 시작으로 2018년 8월 프랑스 파리 봉마르셰 백화점에 입점했다. 이듬해에는 뉴욕 버그도프 굿맨과 노드스트롬, 영국 런던 헤롯 등에 매장을 내며 사세를 확대했다.

당시 신세계 측은 “지방시, 셀린 등과 인접해 매장을 내며 럭셔리 브랜드로 인정받았다”라며 “분더샵을 뉴욕의 오프닝세레모니, 파리의 꼴레뜨와 같이 세계 패션 트렌드를 선도하는 글로벌 패션 브랜드로 육성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성장에 제동이 걸렸다. 올 상반기 프랑스 법인의 매출액은 1억4800만원에 불과했다. 작년 매출은 2억7500만원으로 전년(27억6900만원) 매출액의 10분의 1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000만원으로 전년(1억5500만원)에 크게 못 미쳤다.

신세계 관계자는 “현지에서 분더샵 컬렉션의 의류를 제작할 계획으로 프랑스 법인을 세웠으나, 코로나19 확산으로 현지 공장들이 문을 닫으면서 사업이 지체됐다”라며 “올 2분기 최종적으로 사업을 중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분더샵은 신세계의 명품 특화 전략에 기반이 된 곳이다. 알렉산더 맥퀸, 마르니, 스텔라 매카트니, 메종 마틴 마르지엘라 등이 분더샵을 통해 국내 시장에 처음 소개된 후 신세계인터내셔날(031430)을 통해 단독 매장을 냈다.

현재 국내에 운영하는 매장은 5곳이다. 분더샵 외에 신발 특화 편집숍 ‘분더샵 슈’와 프리미엄 맞춤 셔츠 브랜드 ‘분더샵 카미치에’ 매장도 각각 6곳, 1곳씩 운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