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순이가 공연하는 버거 맛집’ ‘수제버거 먹다가 김태우 라이브 듣는 핫플’.
최근 소셜미디어(SNS)에서 압구정 로데오 거리의 핫 플레이스로 부상한 ‘멜팅소울’은 가수 김태우씨와 이원일 셰프가 운영하는 수제 햄버거 전문점이다. 지난달 15일 개점 후 유명 연예인의 방문이 잇따르면서, 뮤지션 공연이 있는 주말에는 미리 줄을 서야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서울 강남구 신사동 중심가에 위치한 이 2층짜리 건물은 두 달 전만 해도 쌍방울(102280)그룹의 여성 속옷 회사 비비안이 플래그십스토어(대표 매장) ‘카페브이’를 운영하던 곳이다.
카페브이는 올해 6월부로 매장을 철수했다. 지난해 11월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 소비자를 타깃으로 야심 차게 문을 연 지 7개월 만이다.
체험형 패션 매장을 표방했던 카페브이 1층은 낮엔 카페, 저녁엔 샴페인 바로 운영됐다. 2층은 비비안, 바바라, 샹텔 등 자사 속옷 브랜드와 자체 애슬레저(일상에서 입는 운동복) 브랜드 그라운드브이의 쇼룸으로 꾸며졌다.
그러나 회사 측은 비용 대비 수익이 낮다는 점 등을 고려해 1년도 안 돼 매장 문을 닫았다.
2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비비안은 지난달 1일 이사회를 열고 카페브이 상호 및 업종 변경의 건을 가결했다고 공시했다.
이후 카페브이 자리에 쌍방울의 엔터테인먼트 계열사 아이오케이(IOK)컴퍼니가 신규 사업으로 펼치는 요식업 브랜드 멜팅소울을 들였다.
앞서 아이오케이는 지난달 신규 사업에 F&B(식음료)를 추가했다. 올해 9월 개점 예정인 남양주 다산 신도시점을 비롯해 연내 5개 직영점 출범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업계에선 비비안이 브랜드 정체성을 보여주는 플래그십스토어를 1년도 안 돼 철수한 것에 대해 이례적이라고 보는 시각이 많다.
비비안은 2019년 쌍방울에 인수된 후 마스크 및 캐주얼 브랜드 사업에 진출해 양호한 실적을 보였기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 비비안의 매출액은 1149억원으로, 2016년 이후 최대 반기 실적을 달성했다. 영업이익은 2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2% 증가했다. 특히 신규 사업부의 성장률은 112%를 기록했다.
이에 일각에선 모기업의 비용 효율화를 위해 비비안이 수익성 높은 F&B 사업으로 발 빠르게 전환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쌍방울은 올 상반기에 9억6000만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13% 감소한 수치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512억원으로 8% 늘었다. 최근에는 전·현직 회장이 횡령·배임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쌍방울 관계자는 “브랜드 최초로 문을 연 플래그십스토어라 처음부터 한시적 운영을 논의하며 조심스럽게 접근했다”며 “이 자리에 F&B 매장을 여는 것이 충분히 사업성이 있을 거라는 판단에 따라 멜팅소울을 열게 됐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