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위 온라인 가구·인테리어 플랫폼 '오늘의집'이 해외 진출 1번지로 일본을 택했다.

지난 4월 2300억원 투자 유치를 계기로 해외 진출을 공식화한 오늘의집은 당초 미국과 싱가포르를 우선 진출 지역으로 정했지만, 최근 되레 일본에서의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고 나섰다.

일본판 오늘의집 '오하우스'.

7일 가구업계에 따르면 오늘의집 운영사 버킷플레이스는 지난달 5일 오늘의집의 일본 버전인 '오하우스(oHouse)'를 선보였다.

잘 꾸며진 집을 사진으로 보여주는 이른바 '온라인 집들이' 형식에 사진 속 가구를 소개·판매하는 오늘의집만의 콘텐츠 커머스를 그대로 구현했다.

특히 일본 현지법인을 설립하고, 현지 콘텐츠 매니저 채용도 시작했다. 지난 1월 일본어 온라인 집들이 콘텐츠 발행 및 운영 업무를 담당할 콘텐츠 에디터를 채용을 진행한 적은 있지만, 현지 근무 직원 채용은 이번이 처음이다. 채용 요건 핵심에 일본 현지 근무를 올렸다.

버킷플레이스 관계자는 "일본에서 해외 법인 콘텐츠 담당자 채용을 처음 시작한 것은 사실"이라면서 "앞으로 여러 언어권으로 서비스를 확장해 나갈 것"고 말했다.

오늘의집의 해외 진출 타진은 올해 초 버킷플레이스의 시리즈D 투자 유치에서 본격화했다. 지난해 1176억원 매출을 냈고, 월간 이용자 수(MAU) 기준 국내 1위 가구·인테리어 업체 한샘의 한샘몰 이용자 수를 30배가량으로 따돌린 속에서 지속 성장 방안을 해외 시장으로 정했다.

그래픽=이은현

처음에는 미국과 싱가포르를 요충지로 고려했다. 지난 5월 기업가치 2조, 2300억원 투자 유치에 미국 실리콘밸리 투자사인 본드와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의 벤처투자 자회사인 버텍스그로쓰가 오늘의집의 해외 진출을 지지, 주요 투자자로 이름을 올렸기 때문이다.

실제 버킷플레이스는 초기 미국과 싱가포르에 집중했다. 버킷플레이스는 지난 4월 회원을 대상으로 한 '글로벌 서비스 출시 사전 안내'에서 "해외 많은 나라의 사람들도 쉽고 편하게 집을 꾸밀 수 있도록 돕고자 한다"면서 '미국과 싱가포르를 유망 지역'으로 공지한 바 있다.

하지만 버킷플레이스는 이후 일본을 택했다. 일본의 인테리어 시장이 국내와 비슷한 양상을 띄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오늘의집은 1인 가구의 인테리어 콘텐츠를 선보이고 여기에 가구 상품 커머스를 결합하는 방식으로 성장했는데, 일본의 현재가 오늘의집 사업 확장에 부합했다.

일본은 1인 가구 비율이 전체 가구의 30%를 넘어서는 등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또 일본에는 오래된 집이 많아 리모델링 시장이 커지고 있다는 것도 이유로 꼽힌다. 일본 야노경제연구소는 주택 리모델링 시장이 2020년 약 72조원 2025년에는 200조원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버킷플레이스 관계자는 "해외 진출이라는 과제를 두고 시장 반응을 점검하며 차츰 확장하고 있는 상황인데 지금 기준으로는 일본에서의 사업 속도가 가장 빠른 게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버킷플레이스는 우선 일반인이 주축이 되는 온라인 집들이 콘텐츠를 늘려나간다는 계획이다. 2014년 7월 서비스된 오늘의집은 일반인이 개성 있게 꾸민 자신의 집 사진을 보여주면서 직접 설명하는 이른바 인테리어 콘텐츠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 형식으로 운영됐다.

사진 속 가구를 판매하는 커머스 기능은 2016년에 도입됐다. 온라인 집들이 사진 속 제품을 클릭하면 곧바로 앱 내 쇼핑 탭에서 구매까지 이어지는 시스템이다.

버킷플레이스는 이를 위해 룸클립과 같은 일본 현지의 커머스 플랫폼 인수 검토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버킷플레이스 측은 "현재는 인수 검토 계획이 없다"고 전했다.

벤처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일본이 버킷플레이스의 해외 진출 성공 여부를 가리는 시험대가 됐다"면서 "설립 이후 현재까지 단 한번도 흑자를 내지 못한 것은 물론 매년 적자 규모가 커지고 있는 만큼 해외에서의 성장 가능성을 입증해야만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