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명품 브랜드 루이비통이 오는 8월 31일 자로 현대백화점 목동점 매장을 철수한다. 이에 업계에선 현대백화점(069960)이 서울 여의도 더현대서울로 루이비통 매장을 이전하기 위해 목동점을 폐점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2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 목동점 루이비통 매장은 최근 매장 철수를 이유로 고객들에게 수선 서비스 등을 중단했다.
현대 목동점 관계자는 "다음 달 매장 철수를 앞두고 있어 현재 새로운 오더(주문) 없이 매장에 보유 중인 제품만 판매하고 있다"라며 "수선 등은 인근 신세계 타임스퀘어 매장에서 받으시라"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매장 리뉴얼이나 다른 매장으로의 이전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안다"라고 했다.
업계에선 루이비통이 여의도 더현대서울에 매장을 내기 위해 현대 목동점 매장을 정리하는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루이비통, 샤넬, 에르메스 등과 같은 인기 명품 브랜드의 지역당 일정 수 이하의 매장만 운영하는 매장 총량제(국가당 운영 매장 수)를 운영 중이어서 특정 매장을 폐점해야만 신규 매장을 열 수 있다. 현재 루이비통은 국내에서 여성, 남성, 복합 매장 등을 포함해 총 33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작년 2월 문을 연 더현대서울은 개점 1년 만에 매출 8000억원을 돌파했다. 영업 면적의 절반가량을 휴식 및 체험 공간으로 구성하고, 젊은 고객들이 좋아할 만한 온라인 브랜드와 팝업 매장 등을 유치해 MZ세대(1980년대~2000년대 출생)를 다시 백화점으로 불러 모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구찌, 몽클레르, 발렌시아가, 보테가베네타, 프라다, 디올 등 명품 브랜드도 유치했다. 하지만 '에루샤(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로 불리는 인기 명품이 없다는 게 약점으로 꼽혔다.
백화점 업계는 이들 매장 보유 여부가 우수고객(VIP) 유치에 절대적인 역할을 하는 것으로 판단한다.
이에 따라 업계에선 같은 서울 서부 상권에 있는 현대 목동점 루이비통 매장을 더현대서울로 옮기는 안이 거론돼 왔다.
백화점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루이비통 점포 중 가장 매출이 높은 매장은 신세계백화점 영등포 타임스퀘어점으로 알려진다"라며 "해당 상권의 명품 소비력이 입증된 만큼 브랜드 측에서도 매장 이전을 긍정적으로 검토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했다.
더현대서울에 루이비통이 입점하면 내년 매출 1조원 달성을 노리는 더현대서울의 성장세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2월 개장한 더현대서울은 출범 1년여 만인 올해 3월 손익분기점을 넘어섰다. 올해 2분기에도 흑자를 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올해 9200억원, 내년 1조원의 매출 달성을 위해서는 더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출범 첫해인 지난해 매출을 이끌었던 가전 소비가 올 들어 크게 위축되고 있어 새로운 성장동력이 절실한 상황이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 25일 마이클 슈라이버 루이비통 북아시아 지사장이 방한해 국내 백화점 4사 관계자들을 면담하고 있다.
앞서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매장을 돌아본 데 이어 더현대서울과 갤러리아압구정 등의 매장을 돌아볼 것으로 알려진다. 현대백화점 측에서는 더현대서울 입점 여부를 조율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루이비통 목동점 매장 철수 및 이전은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